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19일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이를 실천할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보건의료분야는 세 번째 국정목표인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에 나타나 있다. 의료와 관련돼 보편적 의료보장 및 의료 공공성 강화를 통해 계층·지역에 관계없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르면 `공공보건의료`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보건의료기관이 지역, 계층, 분야에 관계없이 국민의 보편적인 의료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모든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1차 의료기관은 만성질환 관리, 대형병원은 중증질환 및 입원진료 중심으로 개편을 유도하는 정책이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방향으로의 원만한 재편을 위해 금년부터 시행되는 진료정보교류사업이 확대돼 2019년부터 환자 의뢰-회송 본 사업을 시행함으로써 권역별 정보교류시스템 구축과 함께 국가적 진료정보 교류 인프라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대전시는 서울, 부산, 광주와 함께 이미 진료정보교류사업 거점병원을 확보하고 있어 출발이 원활하게 되고 있다. 진료정보 교류사업 거점병원을 활용해 정보통신기반 공공서비스를 촉진하는 모델로써 빅데이터 활용 인프라를 만들어가는 것은 향후 빅데이터의 국가적 인프라를 만들어가는 데 큰 역할이 기대된다. 또한 그동안 병원을 옮길 때마다 CT·MRI 등 자료를 직접 복사하고 전달하는 어려움이 줄어들고 약물 부작용 등 의료정보를 파악하기 쉬운 체계로 간다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번 정부에서 계층 및 지역에 관계없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정책에서 공공의료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주제이다 보니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국립대병원을 비롯한 공공병원과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특히 국립대병원은 지역의료시스템의 최후의 안전망이자 첨단 미래 의료연구 기관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한 정책수단은 공공의료의 확대 및 강화에서 국공립 의료기관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기존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기도 하다. 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과제는 의료 시스템 전반에 대한 문제의 해결을 포함하고 있다. 새 정부에서 의료권역의 공공의료를 논하는 이 시점에서는 기술적 변화에 새롭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국가적 아젠더인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공공의료의 강화에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 요소인 빅데이터, 로봇기술, 스마트 의료기 및 인공지능은 모두 공공의료의 발전에 기여하게 할 수 있는 핵심적인 기술이다.

올해 4월 2016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건강생활실천율이 가장 높은 시·도는 서울(40.1%), 대전(39.6%), 부산(31.3%)이고, 걷기 실천율이 가장 높은 시·도는 서울(55.8%), 대전(54.6%), 인천(44.9%)이었다. 특히 대전의 남자 현재 흡연율은 39.2%로 전국 40.8%보다 1.6%포인트 낮았으며 지난 8년간 (2008년 48.4% → 2016년 39.2%)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적으로는 상당히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대전 시내 5개 자치구별 성적과 읍·면·동별 성적은 어떠할까. 건강생활실천 분야 지표에서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취약지역, 계층, 분야가 존재하고 있어서 개선이 필요하다. 즉, 대전시 전체 혹은 구별 평균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서 구내 `격차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지역 내 건강격차의 해소를 위해 가장 먼저 읍·면·동 등 작은 지역 수준까지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읍·면·동 소지역의 계층에는 의료와 복지가 같이 지원되어야 함에도 현재는 `의료 따로, 복지 따로`인 상황이다. 국공립의료기관의 의료정보와 사회복지통합전산망의 복지정보가 함께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는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해결돼야 한다.

대전시는 공공보건의료전달체계의 허리 역할을 담당할 대전의료원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시의 장기적인 발전전략으로 4차 산업혁명 특별시를 육성하고자 매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특별시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정책적 추진이 구체화 되기를 기대한다. 송민호 충남대학교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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