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심 동서축을 잇는 주요 교통로였던 홍도육교(과선교)가 개통 33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대전시가 지하차도 공사를 위해 어제부터 차량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육교 철거작업에 본격 들어갔다. 홍도육교는 경부선 철로 위를 가로지르는 왕복 4차로의 차량 과선교로 지난 1984년 개통됐다. 철길로 막혔던 대전 동쪽(홍도동)과 서쪽(삼성동)을 잇는 주요 교통로 역할을 30여 년 넘게 충실히 해왔다. 최근까지도 하루 7만대가 넘는 차량이 이용할 정도로 교통량이 많은 곳이지만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다. 통행량에 비해 차로 수가 적어 상습적인 정체를 빚었을 뿐만 아니라 심한 굴곡으로 인해 교통사고 우려가 높았다. 육교 인근 주민들의 소음피해 민원도 줄을 이었다. 시설물 안전진단결과 정기적인 보수와 보강이 필요한 C등급 판정을 받는 등 안전성 우려도 제기됐다.

한때 대전의 상징으로 자리했던 홍도육교는 철거되지만 그 자리엔 새롭게 지하차도가 들어설 예정이다. 왕복 4차로였던 육교가 6-8차로의 지하차도로 탈바꿈해 이르면 2019년 말 개통될 예정이다. 지하차도가 완공되면 교통사고 위험과 교통체증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동서대로의 통행시간이 대폭 단축되고 인근 주민들 역시 소음과 미세먼지 고통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원도심을 가로지르는 육교가 사라짐으로서 자연스럽게 도시경관이 살아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가 있다. 이러한 이점을 누리기 위해선 30개월이라는 공사기간 동안 전면통제로 인한 교통 혼잡과 통행 불편을 감내해야 하는 일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공사기간 동안 홍도육교 주변 도로에 심각한 교통체증이 발생할 것이란 예상은 자연스런 일이다. 미래의 쾌적함과 편리함을 위해서 당장의 불편은 어느 정도 감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전시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로표지판 설치 등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차량들을 인근 도로로 우회토록 하고 해당구간 시내버스 노선도 새롭게 조정했다. 하지만 이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운전자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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