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극은 미국의 셰크너가 창안한 연극이론으로 배우와 관객이 동일한 환경 속에서 상호 교류하는 것으로 보고 그 과정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를 확인하며 그것을 문제로 삼는다. 이는 1960년부터 1970년대에 걸쳐 실험연극의 방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기존 관객의 수동성을 비판하고 관객도 연극의 공동참여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극장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스러운 연극공간의 창출과 즉흥적인 성격을 강조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연극은 프로시니엄(proscenium·무대와 객석을 분리하는 액자 모양의 건축 구조물) 공연장에서 이루어진다. 무대와 객석을 구분지어 관객은 영화를 보듯이 틀을 통해서 보는 형태이다. 17세기 처음 프로시니엄 무대가 출현한 후, 대부분의 극장이 이 형태를 채택하고 있다. 때문에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자 하여도 그 틀을 깨고 새로운 방식을 취하기란 매우 어렵다. 현대의 과학기술은 많은 발전을 이루어지고 있고 그에 맞춰 공연도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이것을 한정된 공간에서 실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필자도 연극의 실험성과 다른 분야와의 융·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에 대해 관심이 많다. 관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다양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 많은 고민들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들을 하던 중 환경연극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고민을 시작으로 연극 비하인드(부제:미술관에서 사라지다)라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의 극장을 탈피하여 화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갤러리를 공연장으로 삼아 화가의 작품을 설치하고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그 자체가 훌륭한 무대가 되도록 만든다. 공연은 관람객이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는 것부터가 공연의 시작이다. 그리고 잠시 후, 그 갤러리에 갇히게 되고 그 곳을 탈출해야 되는 목적이 부여 된다. 배우와 관객 구분 없이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공연을 함께 만들고 있다.

기존의 프로시니엄 무대가 문제가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17세기부터 현재까지 대부분의 극장이 이러한 형태를 취한다는 것은 그만큼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을 찾고 그 안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실험과 도전을 통해 더 좋은 연극을 만드는 것 또한 연극인들이 풀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김소중 연극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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