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비밀이 너무 많아(시모나 치라올로 글·그림, 엄혜숙 옮김)= 책의 첫 장을 펼치면 등장하는 귀여운 여자아이는 요즘 고민이 많아졌다. "언니가 이상해졌어. 비밀이 많아지고 게다가 늘 문을 쾅 닫는 고약한 버릇까지 생겼지 뭐야." 아이는 끊임없이 언니를 관찰하지만 아이 눈에는 언니가 예전과는 너무나 달라보여 서운하기만 하다. 사춘기가 찾아온 언니의 모습이 낯설어져 당황스러워하기도 한다. 이 책은 비밀이 너무 많아진 언니를 남몰래 살펴보는 깜찍한 동생의 관찰기를 그렸다. 아이는 예전처럼 `새로운 언니`와 다시 가까워질 수 있을까? 자매뿐 아니라 형제들도 사로잡는 이 책을 펼쳐보자.

◇가스통은 달라요(켈리 디푸치오 글·크리스천 로빈슨 그림·김혜진 옮김)= 생김새부터 몸 크기, 행동, 짖는 소리까지 가족들과 너무 다른 강아지 가스통의 이야기를 그렸다. 가스통이 달라 보이는 건 자기다운 개성이 있기 때문이다. 타고난 외모나 재능, 성격이나 태도까지 자기만의 뭔가를 가지고 있는 강아지다. 가스통은 가족 사이에서 튄다고 주눅들거나 그것을 버리려고 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다름을 사랑하고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 이 책이 아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다. 이 책은 귀여운 강아지가족 이야기를 통해 `다르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준다.

◇선생님, 우리 집에도 오세요(송언 글·김유대 그림)= 아이들의 마음을 잘 그려내기로 유명한 송언 작가의 신작동화가 출간됐다. 3학년 1반 담임을 맡은 털보 선생님과 아이들이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사실적이고 흥미진진하게 그렸다. 저마다 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활달하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꿋꿋하게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긴 여운을 남긴다. 털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를 원하기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변화하기를 기다려주고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다.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공감을 하고 자신만이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게 아니라는 위로를 건넨다.

◇이랬다 저랬다 흥칫뿡!(양혜원 글·주미 그림)= 똑같은 일을 했는데 어느 때는 칭찬을 받고, 어느 때는 야단을 맞은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은기 엄마는 어려운 이웃을 보고 눈물짓다가도 아들의 친구만큼은 좋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였으면 하고 바란다. 아이 입장에서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참 어렵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은 상대방이 어떤 마음으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지 들여다보는 여유를 선물한다. 사람이라면 부모와 아이 모두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할 수 있다는 사실과 변덕스러운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겪는 크고 작은 갈등을 잘 해결해 갈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줄 것이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