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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암 작품 1960년대 유럽 추상미술 경향 맞닿아"

2017-07-12기사 편집 2017-07-12 15: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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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라 쇼드퐁 미술관 큐레이터 니콜 호버르카 인터뷰

첨부사진1스위스 라 쇼드퐁 미술관 큐레이터
충남 홍성 출신의 고암 이응노(1904-1989)는 창작 방식을 대담하게 실험하는 작가였다. 이응노는 작품이 가진 물성과 질감(마티에르)에 주목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 나타난 추상회화의 한 경향인 앵포르멜(부정형(不定形))은 그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앵포르멜은 물질에 내재한 잠재적 형상에 주목하고, 재료의 물질성을 내세우며 형태 해체를 시도한 예술이다.

이응노의 주된 활동 무대는 프랑스와 독일이었으나 스위스 역시 그가 예술적 교류를 활발하게 한 무대였다.

대전 이응노미술관은 지난 4일부터 10월 15일까지 1960-1970년대 이응노의 스위스 활동을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전시회 '스위스로 간 이응노:라 쇼드퐁 미술관 컬렉션'전을 열고 있다. 이 전시회에서는 라 쇼드퐁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응노 작품 8점 중 7점과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유럽 작가들의 작품 17점도 함께 소개된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대전을 찾은 라 쇼드퐁 미술관의 니콜 호버르카 큐레이터는 △스위스에서의 이응노 작품·전시 활동 △라 쇼드퐁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라 쇼드퐁 미술관은 1864년 스위스 라 쇼드퐁 시의 공공미술관으로 설립됐다. 설립 이래 스위스 미술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운영돼 오다 이응노를 스위스에 소개했던 폴 세이라즈 관장이 운영할 당시인 1940년대 후반부터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의 추상미술 조류를 소개하면서 국제 현대미술을 스위스에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호버르카 큐레이터는 16년간 미술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의 작품 안목은 현재의 라 쇼드퐁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 쇼드퐁 미술관은 이응노의 작품을 8점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7점만 소개된다. 호버르카 큐레이터는 "7점은 시립미술관이 소유권을 갖고 있지만 나머지 1점(이응노의 회화 작품)은 아트소사이어티라는 민간단체가 소유권을 갖고 있어 이번 전시회엔 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라 쇼드퐁 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으로는 빈센트 반 고흐·폴 고갱·카미유 피사로 등의 인상파부터 샤임 수틴·모딜리아니 등의 에콜 드 파리 화가들, 그리고 19-20세기에 걸친 스위스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그 중 유명한 것은 베른 출신의 상징주의자 페르디낭드 호들러, 로잔 출신의 펠릭스 발로통의 명화이다. 또 20세기 초 유행한 장식적인 아르누보 작품들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이응노는 1960년대 당시 미술관장이었던 폴 세이라즈의 눈에 들어 1963년 첫 전시회를 열었다. 호버르카 큐레이터는 "이응노의 작품은 당시 유럽의 추상 미술 경향과 굉장히 맞닿아 있었다. 당시 유럽 미술 경향은 물질과 미술을 결합하는 실험을 했는데 이응노 역시 그런 작업을 하고 있었다"면서 "그의 문자추상과 작품의 마티에르는 당시 사조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고 설명했다. 이응노는 1963년 스위스 로잔의 캉토날 미술관에서 열린 '국제 선구적 화랑전'에 파케티 화랑 소속 작가로 첫 참여한 이후 생 갈렌, 뉴샤텔, 취리히 그리고 라 쇼드퐁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며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스위스의 누마가 갤러리 전속 작가로 10여 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라 쇼드퐁 미술관에서 작품을 소장할 때 두는 가치, 즉 기준은 현재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과의 연관성에 있다. 라 쇼드퐁 미술관의 소장품은 구입보다 기부가 많다. 대부분 19-20세기 스위스 예술가들의 작품이다. 호버르카는 "전체 소장품의 일맥상통하는 흐름이 중요하다"며 "카테고리 안에서 명확한 출처를 지니면서 상호관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라 쇼드퐁 미술관은 국제적 예술가뿐만 아니라 라 쇼드퐁 출신의 예술인들을 조명하는 작업도 활발히 하고 있다. 2012년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 2014년 문인 블레즈 상드라스와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역 예술가를 조명한 전시를 진행했다. 현재는 스위스 모노크롬의 대가 올리비에 모세의 회고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추상미술은 현재가 아닌 과거의 미술사로 이번 전시는 이응노를 비롯해 1960-70년대의 작가들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 과거 미술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다"며 "흔한 전시회가 아니라 역사성을 강조한 전시회이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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