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에 있어 문화예술의 창작활동은 경제활동에 속한다. 다른 경제적 활동이 없이 오직 예술만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전업예술가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경제활동인 창작활동이 현실은 비경제적인 활동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것은 예술창작활동이 경제적 수입으로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수입으로 연결되지 않는 창작활동은 그 다음의 창작활동을 위축시킨다. 앞선 창작활동의 경제적 수입이 다음 창작활동의 경제적 밑받침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창작활동의 순환고리가 끊기고, 문화생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럼 왜 그러한 현상이 발생하는가?

공연을 예로 살펴보자. 공연작품을 제작하고 무대에 올렸을 때, 공연수입을 좌우하는 것은 티켓수입이다. 티켓이 정상적으로 팔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여 공연제작비가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물론 공연의 질이나 기획력이 떨어져 관객이 찾지않는 경우는 여기에서 논외로 하자. 문제가 되는 것은 정상적인 공연인데, 정상가격의 티켓이 비싸다고 생각하거나 초대권을 찾는 관객이 문제이다. 마케팅을 제외하고 초대권 문화는 공연단체의 창작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투입된 공연 제작비용이 있는데, 이를 비싸다고 공연을 찾지않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공정무역`(fair trade)이란 용어가 있다. 상품에 대해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자는 경제적 사회운동이다. 개발도상국의 노동력이 자본주의 시장체제에 의해 제품생산 비용을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하고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수준에 이르자, 제품 구매에 있어 노동력에 값하는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자는 윤리적 소비운동이다. 공정무역은 생산자와 기업 간 경제적 불균형을 없애 생산자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역방식이다.

필자는 공정무역처럼 공연계의 `공정티켓운동`을 제안한다. 공연창작비용을 정당하게 치르자는 것이다. 초대권을 지양하고, 티켓이 비싸다는 인식보다는 정당한 티켓값인가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과거 이러한 칼럼을 쓴 바가 있다. 그동안 공정여행 등 공정소비가 확대되었지만, 예술계의 공정소비는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공정티켓은 공연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방안 중의 하나이다. 공정티켓은 예술단체로 하여금 안정적이고 질높은 작품을 만들게 한다. 문화시장의 활성화, 지속가능한 문화생태계 구축은 예술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문화소비자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공정티켓운동, 문화 메세나(문화후원)와 함께 문화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윤리적 문화소비운동이다. /음악평론가·당진문예의전당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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