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책꽂이]
저에게는 작은 결점이 있어요
◇고약한 결점(안느-가엘 발프 글·크실 그림·이성엽 옮김)= `나는 남들과 조금 다르게 태어났어요. 작은 결점이 있었지요` 누구나 크고 작은 결점을 갖고 있다. 이 결점으로 인해 의기소침해지고 심지어 절망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본인이 가진 좋은 점보다는 결점만 들여다보게 만들며 본인의 결점을 부풀린다. 이 책의 주인공은 결점때문에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어느날 주인공은 특별한 의사 선생님을 만난 뒤 자신을 괴롭히던 결점이 얌전해지는 마법 같은 일을 경험하게 된다. 결점을 노란 선을 이용해 형상화하고 있다. 이 선은 짧은 실 조각이었다가 커다란 실 뭉치로 변한다. 또 투명 종이를 이용해 결점이 작아지는 장면을 역동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결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지를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가장 큰 나무와 소녀의 우정
◇루나와 나(제니 수 코스테키-쇼 글, 그림·김희정 옮김)=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 루나와 숲을 지켜 낸 소녀의 우정 이야기를 그려냈다.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이란 미국의 한 평범한 여성이 55m 나무 위에서 견딘 738일의 기록이다. 이 책은 그녀가 캘리포니아 삼나무 숲에 처음 발을 디딘 1996년부터 목재회사로부터 벌목을 중단하고 숲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1999년까지의 기록을 바탕으로 엮은 책이다. 그녀는 나무 위에서 벌목을 방해하면서 오래된 숲에 관한 책들을 읽고 삼나무 루나에 둥지를 틀고 사는 다양한 생명을 접한다. 세상의 통념에 굴하지 않고 용기있게 목소리를 낸 버터플라이로부터 생명의 존엄성과 자연과 인간의 공존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시간이 흐른 지금도 우리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아기자기한 그림과 글로 채워졌지만 묵직한 울림이 있는 책이다.
새를 사랑해서 새장 속에 가뒀는데
◇새를 사랑한 새장(이경혜 글·이은영 그림)= 자작나무 가지에 텅 빈 새장이 있다. 춥고 외로운 새장 안으로 홍방울새 한 마리가 훌쩍 날아들었다. 이 책은 새장과 홍방울새가 만나면서 시작된 이야기를 따뜻한 분위기의 그림과 시적인 글로 들려준다. 새장은 홍방울새를 보며 나무의 정령에게 이 새를 위해 무엇이든 해주고 싶으니 마법의 힘을 빌려달라며 소원을 빈다. 새장의 소원은 이뤄졌지만 새가 새장을 떠나는 순간 마법은 사라진다. 새장은 홍방울새를 위해 정성을 다한다. 이들은 서로를 아끼지만 새장의 외로움을 채워주기 위해 날지 못한 홍방울새는 결국 병들고 만다. 사랑한다면 가두지 말아야 한다는 단순한 의미보다 사랑하니까 마땅히 가두지 않게 되는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은 새장 안에 갇힌 홍방울새와 새장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는 철학적인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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