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책꽂이]

새를 사랑한 새장
새를 사랑한 새장
◇거인이 살고 있어요(세이비어 피로타 글·마크 로버트슨 그림·김경미 옮김)= 이 책에는 전 세계의 거인을 비롯해 거인들을 물리치는 영리하고 젊은 영웅의 이야기가 담겼다. 몹시 가난한 홀어머니가 살았다. 홀어머니는 게으른 아들 잭과 젖소를 돌봤다. 어느 날 잭은 노파에게 마법의 콩 다섯 알을 받고 젖소를 바꾼다. 화가 난 잭의 엄마는 창문 밖으로 콩을 던졌고, 다음 날 콩나무는 어마어마하게 자랐다. 이 책에는 잭과 콩나무, 거인을 속인 코요테, 호기심 많은 거인 아가씨 등 6개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등장인물들은 무모해 보일 정도로 용감한 선택을 한다.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기꺼이 도전하는 용기가 돋보인다.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어떤 문제에 봉착하더라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생겨나 용기가 필요한 아이에게 위로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130㎝의 거인 입체 포스터도 눈길을 끈다.

저에게는 작은 결점이 있어요

◇고약한 결점(안느-가엘 발프 글·크실 그림·이성엽 옮김)= `나는 남들과 조금 다르게 태어났어요. 작은 결점이 있었지요` 누구나 크고 작은 결점을 갖고 있다. 이 결점으로 인해 의기소침해지고 심지어 절망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본인이 가진 좋은 점보다는 결점만 들여다보게 만들며 본인의 결점을 부풀린다. 이 책의 주인공은 결점때문에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어느날 주인공은 특별한 의사 선생님을 만난 뒤 자신을 괴롭히던 결점이 얌전해지는 마법 같은 일을 경험하게 된다. 결점을 노란 선을 이용해 형상화하고 있다. 이 선은 짧은 실 조각이었다가 커다란 실 뭉치로 변한다. 또 투명 종이를 이용해 결점이 작아지는 장면을 역동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결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지를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가장 큰 나무와 소녀의 우정

◇루나와 나(제니 수 코스테키-쇼 글, 그림·김희정 옮김)=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 루나와 숲을 지켜 낸 소녀의 우정 이야기를 그려냈다.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이란 미국의 한 평범한 여성이 55m 나무 위에서 견딘 738일의 기록이다. 이 책은 그녀가 캘리포니아 삼나무 숲에 처음 발을 디딘 1996년부터 목재회사로부터 벌목을 중단하고 숲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1999년까지의 기록을 바탕으로 엮은 책이다. 그녀는 나무 위에서 벌목을 방해하면서 오래된 숲에 관한 책들을 읽고 삼나무 루나에 둥지를 틀고 사는 다양한 생명을 접한다. 세상의 통념에 굴하지 않고 용기있게 목소리를 낸 버터플라이로부터 생명의 존엄성과 자연과 인간의 공존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시간이 흐른 지금도 우리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아기자기한 그림과 글로 채워졌지만 묵직한 울림이 있는 책이다.

새를 사랑해서 새장 속에 가뒀는데

◇새를 사랑한 새장(이경혜 글·이은영 그림)= 자작나무 가지에 텅 빈 새장이 있다. 춥고 외로운 새장 안으로 홍방울새 한 마리가 훌쩍 날아들었다. 이 책은 새장과 홍방울새가 만나면서 시작된 이야기를 따뜻한 분위기의 그림과 시적인 글로 들려준다. 새장은 홍방울새를 보며 나무의 정령에게 이 새를 위해 무엇이든 해주고 싶으니 마법의 힘을 빌려달라며 소원을 빈다. 새장의 소원은 이뤄졌지만 새가 새장을 떠나는 순간 마법은 사라진다. 새장은 홍방울새를 위해 정성을 다한다. 이들은 서로를 아끼지만 새장의 외로움을 채워주기 위해 날지 못한 홍방울새는 결국 병들고 만다. 사랑한다면 가두지 말아야 한다는 단순한 의미보다 사랑하니까 마땅히 가두지 않게 되는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은 새장 안에 갇힌 홍방울새와 새장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는 철학적인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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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와 나
루나와 나
고약한 결점
고약한 결점
거인이 살고 있어요
거인이 살고 있어요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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