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는 2015년 `침묵의 살인자, 초미세먼지` 보고서를 통해 현재 한국에서 운전 중인 석탄 화력발전소의 초미세먼지로 인해 매년 1100명이 조기 사망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2016년 기준으로 한국에는 총 53기의 석탄 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의 공고대로 진행된다면 2030년에 한국에서 가동될 석탄 화력발전소는 총 70기 정도로 예상된다. 그 영향으로 인해 조기 사망자가 4만 8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건설 허가는 공식적인 `살인 면허`를 발급하는 일이라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동안 환경 분야 공약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제시했다. 깨끗하고 안전한 사회의 건설, 자연 재해와 사회적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 미세먼지 배출량 감축을 통한 국민 호흡권 보장, 탈원전 등 친환경 에너지 패러다임으로 국가 정책을 전환하겠다는 것이 해당 공약의 핵심 목표이다. 임기 내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 방법`으로 `석탄 화력발전소 감축`을 제시했다. 즉, 30년 이상 노후한 석탄 화력발전소의 가동 중단 또는 친환경 연료로 전환, 미착공한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 신설 중단, 기존 신규 발전소 모두 먼지 저감 장치 설치 의무화로 구체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미세먼지의 주범 중 하나인 노후 석탄 화력발전소의 임시 가동 중지 지시를 내린 상태이다. 이에 따라 30년 이상 노후한 석탄 화력발전소 8기(삼천포 1· 2호기, 보령 1·2호기, 영동 1·2호기, 서천 1·2호기)의 가동을 6월 한 달 동안 중단할 예정이다. 산업부에서는 내년 봄부터 노후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 정지를 정례화할 계획이며 전력 비수기인 봄철을 가동 정지 기간으로 정해 미세먼지 감축 효과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일시 가동 중단을 통해 5200t의 오염물질 감축을 예상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 3만 2000t까지 오염물질이 감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요즘 깨끗한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1980년대에 `물을 사먹는 시대가 과연 올까?`라고 궁금해 했는데, 이미 정수기와 생수 사업이 일상화되었다. 미세먼지로 인해 공기 청정기와 공기캔도 생활의 일부분이 될 것이다. 실제로 이달중 경남 하동군 의신 마을은 캐나다 `바이탤리티 에어` 사와 제휴로 청정 공기캔을 출시할 예정이고, 경남 산청군도 지리산 맑은 공기를 담은 공기캔 사업 추진을 위해 공장 설립 등 세부 추진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석탄 화력발전소의 경우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많은 입자들을 집진기 등을 통해 제거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도 제거되지 않은 미세먼지들이 굴뚝으로 계속 배출되고 있다. 다른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황산화물도 일부 포함돼 있으나, 이는 이미 환경 기준치를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화된 상태이다. 따라서, 미세먼지와 화석 연료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동시에 대량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포집용 습식 기술은 원기둥 모양의 반응기에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액체를 분사해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포집하는 공정이다. 하지만, 포집 공정 전단에 위치한 전처리 수세 공정과 이산화탄소 흡수탑에서 미세먼지까지 같이 제거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즉 이산화탄소 포집을 위한 습식 공정을 석탄 화력발전소 후단에 설치할 경우,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동시에 제거 가능한 것이다. 물론 이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습식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의 건설 비용을 감안해야겠으나, 새로운 발전소를 건립하는 것보다는 습식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을 기존 발전소 굴뚝 후단에 설치해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동시 제거한다면, 먼지 없는 청정 공기와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동시에 노려볼 수 있다. 포집한 고순도의 이산화탄소는 스마트팜에 활용 가능하다. 이것이 진정한 `도랑치고 가재잡기`가 아닐까. 윤여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온실가스연구실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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