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레지던시 입주 작가들이 입주 기간에 다른 지역의 기획 전시와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 테미예술창작센터의 경우 전액 대전시비로 작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있어 입주 작가들이 창작센터 결과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작가의 예술적 자율성을 보장해 적극 권유해야 한다는 양분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테미예술창작센터 4기 입주작가로 선정된 한 작가는 올해 이응노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운영하는 청년작가 프로젝트 사업에 응모해 지난 17일 선정됐다. 올해 1년 간 테미창작센터에서 입주 및 창작 공간을 지원받으면서 이응노미술관에서도 전시공간과 창작 지원금을 받게 된다.

2014년 1기로 입주한 영국 출신의 외국 작가도 테미창작센터에 입주하면서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기획전과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15년 테미창작센터에서 활동했던 또다른 작가 역시 입주 기간 동안 서울과 수원 등에서 열린 기획전에 참여했다.

테미창작센터 입주 작가로 선정되면 창작할 수 있는 공간 제공 및 지원금을 비롯해 프로그램 지원 등 개인전을 열 수 있는 관련 제반 비용을 지원한다. 비평가와의 일대 일 매칭, 강사 지원 등 작품 활동에서 역량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입주 기간인 1년간 국내 작가 기준 작가당 지원금은 약 2000만 원에 달하며 전액 시비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지역 예술계 일각에서는 정작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작가들이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지역의 한 미술평론가는 "역량 있는 작가들이 걱정없이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레지던시 프로그램인데, 지원받는 만큼 알찬 창작물과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작가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작가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환경을 제공키 위한 취지인 만큼 이를 토대로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다양한 노출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테미창작센터에 입주했던 한 작가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가장 큰 메리트는 작가를 공공기관에서 관리해주고 외부로 노출시켜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는 것"이라며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지역 문화재단에서 관리하면서 자꾸 지역 특화성을 바라는데 그렇게 하다 보면 예술을 전시성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편협한 예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테미예술창작지원센터 관계자는 "작가들은 일주일에 3번만 입주해있으면 된다"며 "외부 활동에 제약이나 제한을 전혀 두지 않고, 예술의 자율성·작가 역량 향상을 위해 적극 지원한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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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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