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만개했을 때이다. 3일간의 유성온천문화축제는 축제장을 새하얗게 장식한 이팝 꽃처럼 절정을 이루었고, 그 감동과 여운은 가슴속에 오래도록 남을 듯하다.

세계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는 축제 중 성공한 축제가 사람들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는 이유는 축제를 통해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고, 그것을 받아 들였기 때문이다.

짧은 축제를 통해 어떻게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받아들일 수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축제는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철저한 준비 속에 만들어졌음을 생각해야 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단순하게 재미있었어! 라고 말했던 프로그램에는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2017 유성온천문화 축제`에서 사랑을 받았던 온천수 DJ파티, 온천수 물총대첩, 온천수 버킷 챌린지 등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온천수 버킷 챌린지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단순히 프로그램을 즐겼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속에는 온천수 체험과 이웃돕기, 관람객들에게 볼거리 제공, 홍보효과 등의 축제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이 있다.

개그맨 박나래씨가 진행한 `온천수 DJ 파티`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SNS를 통해 현장소식을 전했고, 파급효과 또한 엄청나게 컸다.

성공한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의 기억은 품격 높은 도시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지난 2016년 대전 시민과 특·광역시민을 대상으로 대전의 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대전의 랜드 마크와 관광지로는 유성온천(39.2%)을 떠올렸고, 행사 및 축제로는 유성온천문화축제(27.7%), 유성국화축제(11.7%)를 거론했다.

축제를 통해 유성이라는 도시가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유성에서 열리는 축제를 선택한 것은 축제에 참여하면서 문화와 역사를 받아 들였고, 그 때의 기억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2017 유성온천문화축제에는 85여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며 대성공을 이루었다. 매년 축제를 다시 찾는 재방문율도 점차 높아지고 관람객들로부터 높은 평가도 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유성을 찾아옴으로써 축제도시 유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는 점차 강해지고 있다.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 마크는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그 나라를 대표하는 관광 상품이다. 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랜드 마크는 사람들이 그 도시를 찾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모든 랜드 마크가 거대한 상징물일 필요는 없다.

기존의 전통과 문화, 역사 등을 담은 유성온천문화축제 역시 도시의 랜드 마크가 될 수 있다.

축제를 즐기러 유성을 찾아온 관광객의 마음속에 유성이라는 도시이미지가 각인되고 다시 유성을 찾게 하는 힘이 된다면 유성온천문화축제 또한 유성 최고의 랜드 마크이고 성공한 축제라고 자평하고 싶다.

2017 온천문화축제는 저마다의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는 시구(詩句)처럼 유성은 더욱 아름다운 축제로 내년 이팝꽃 필 무렵 모든 이들에게 행복의 초대장을 보낼 것이다.

축제기간 동안 대폭 할인에 기꺼이 참여했던 숙박업소와 음식점, 교통 및 소음 등의 불편을 감내해야만 했던 시민들, 그리고 축제를 마무리 할 때까지 관심과 격려를 해준 주민들에게 이 글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허태정<대전 유성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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