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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광장] 문재인정부, 지방분권 페달 밟을 때

2017-05-18기사 편집 2017-05-18 18: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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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가 시도하고 있는 이른바 '겸손한 권력'은 지방분권을 부르는 신호탄이다. 초기 문재인정부가 보여준 권력분배 드라이브는 중앙식 지배구조에서 지방중심 시스템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방선거가 1년 가량 남아 있다는 점에서 지방분권은 담론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제왕적 집권 체제의 종속에서 벗어나 민주적 자율성을 확보하느냐의 풀뿌리 지방자치제의 근간을 묻는 질문과도 같다. 문재인정부의 분권 스타트업은 지방분권의 로드맵을 살며시 제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국정과제를 관리하는데 집중하고 나머지 정부가 할 일은 각 부처가 장관 책임 아래 스스로 하도록 했다. 작은 청와대 아래 내각의 자율성을 살리겠다는 의미다.

청와대의 검찰개혁 선언도 이런 배경에서다. 검찰을 시녀로 만들지 않고 책임과 권한을 보장하겠다는 검찰권력의 분권이다. 과거 청와대는 검찰총장을 앞세워 정권 입맛대로 활용했다. 또 국정의 컨트롤타워라며 부처의 모든 사항을 좌지우지했다. 부처를 틀어 쥔 것이 마치 국정을 잘하는 것인 양 여겨왔다. 그래서 양산된 이른바 요지부동의 돌 부처(部處)였다. 국가 재난 위기대처에 능력을 발휘 못하는 가분수 구조였다. 메르스 사태 때 정부의 조기 대응 실패로 막대한 사상자를 냈던 것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의 상습적인 피해 때마다 총리와 장관이 뭇매를 맞는 일은 예삿일이 됐다. 지방정부는 보이지 않는다.

중앙정부의 기득권 문화는 지방의 자발성과 정체성, 창의성 구현을 침해하는 전봇대였다. 마치 식민지시대 운동장의 군대식 사열 모습이다. 부서 이름 하나까지 정부 기구표에 꿰어 맞춰야 한다.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 해도 예산 사용이 중앙정부와 유사중복되면 퇴짜를 맞는다. 포퓰리즘 성격이 짙으면 중지나 폐기해야만 했다. 교부금 페널티라는 벌칙도 가해진다. 특색 있는 지방 사업은 제 맘대로 펼치지도 못한다. 창의성도 찾아보기 힘들다. 지방의원 수를 스스로 정할 권한도 주어지지 않는다. 지방 청년 실업수당도 맘대로 펼칠 수 없다. 중앙정부에 예속돼 있어서 조직도 입법도 못하니 당연히 자발성과 창의력도 발휘하기 어려운 중앙정부의 하청 정부로 전락인 것이다. 국가균형발전은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으로 비 수도권과의 격차만 키웠다. 정부가 지방의 양극화를 조장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오죽했으면 적폐를 없앨 수단이 지방분권이라고 했을까. 지방분권 열렬히 외쳤던 안희정은 대선후보 당시 "서울 일극 중심의 폐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는 더 이상 대한민국을 이끌 수 없다"고 한 것은 분권형 개헌만이 국정폐해를 없앨 대안이라는 역설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연방제 수준의 획기적인 지방분권을 실현하겠다는 약속했다.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내세웠다. 주민발의와 주민참여예산제 확대 등 주민참여 제도를 강화하고 개헌을 통해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라는 조항을 넣겠다는 협약서에도 서명했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는 소극적 태도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통해 지방분권을 명시하겠다는 계획 역시 정치적 변수에 따라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증세도 문제다. 지방의 자주권을 높이기 위해선 지방세 비율을 높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증세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현재 8대 2 수준인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장기적으로 6대 4 수준까지 조정하고 중앙정부 권한 상당수를 지방으로 넘기는 '지방 이양 일괄법' 제정도 국회의원과 중앙정부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

지방 분권을 중앙에 맡기선 답이 안나온다. 시민이 나서야 한다. 우리가 뽑아준 국회의원들도 움직여야 한다. 기득권 포기를 요구받아야 한다. 또 광역단체장들은 지방분권의 선언적 수준에 그쳐선 부족하다. 분권에 대한 광역과 기초단체 간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에도 나서야 한다. 향후 분권의 놓고 광역과 기초단체간의 권한을 놓고 상당한 격론도 펼쳐질 것이다. 지방분권 달성은 촛불에 버금가는 민주주의의 지평을 획기적으로 확장하는 일이다. 지방의 정체성과 풀뿌리 주민자치 기반을 공고히 하는 길이기도 하다. 국회를 넘어서는 건 더더욱 어렵다. 여소야대 때문만이 아니다. 기득권을 포기하리란 여간 쉽지 않다. 이찬선 천안아산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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