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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칼럼] 이제 개헌을 준비하자

2017-05-17기사 편집 2017-05-17 18: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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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입성하면서 청와대의 달라진 모습이 화제다. 구중궁궐 같이 엄숙하고 비밀스러운 이미지를 풍겼던 청와대가 한결 환해졌고 자연스럽게 다가오고 있다. 사람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눈에 띄게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소탈한 품성과 소통의 힘이 아닌가 싶다. 진정성 있게 소통하려는 대통령의 모습은 신선하고 국민들은 환호하고 있다. 사회 전반도 경직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한층 밝아진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는 말이 부쩍 와 닿는다.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이낙연 총리 후보자 지명에 이어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인선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논공행상을 마다하고 대통령 곁은 떠나는 측근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실세니 비선이니 하는 시비를 아예 차단하겠다는 충정의 발로인 것 같다. 이제 머지않아 조각이 이뤄져 정부의 틀이 완성되면 각종 현안과 개혁과제를 추진하는데 동력이 모아질 것이다. 촛불민심은 문재인 정부에게 적폐를 청산하고 개혁에 나서라는 명령을 내렸다. 문 대통령은 이런 요구에 답을 해야 한다. 그러나 개혁은 인적 청산에 머물게 아니라 제도적이어야 한다. 그 제도의 핵심은 개헌이다. 개헌은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수십년간 쌓인 적폐를 청산하는 일도 제도가 뒷받침돼야 하는 일이다. 그래야 보복이란 말이 나오지 않는다.

막 첫발을 뗀 문재인 정부는 우선 외교안보의 공백부터 메우는 일이 시급하다. 이미 미·중·일·러 등에 특사단을 파견하는 등 4강 외교의 시동을 걸었고 다음 달에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 등 경제살리기나 민생안정과 검찰개혁 등 숱한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현안에 주력하다보면 개헌을 뒤로 미뤘으면 하는 참모들도 생겨날 수도 있고 대통령을 유혹할지도 모른다. 개헌은 정치적·사회적 현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같다고 한다. 역대 정권도 개헌을 얘기했다가 당면한 현안을 추진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후퇴하고 말았다. 어지간한 의지가 아니면 개헌을 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국민의 지지가 높을 때 하지 않으면 사실상 개헌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지금부터 개헌작업에 착수하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 책임 총리, 책임 장관제를 통해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순실 게이트도 헌법을 무시한 제왕적 대통령제의 소산으로 보았다. 문 대통령 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은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개헌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서는 즉시 개헌의 불씨를 지피는 게 필요하다.

개헌의 내용도 중요하다. 모든 개혁의 핵심은 제도적이어야 한다. 단순히 대통령 권한 축소라는 권력구조 개편 뿐만 아니라 지방분권, 국민의 기본권 확대 등 손을 댈 일이 너무나 많다. 권력구조 개편만 해도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비롯 분권형대통령제, 이원집정부제, 내각제 등으로 갈리고 있다. 지방분권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관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핵심은 재정분권이다. 지방정부는 세원부족으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중앙정부에 예속돼 권력자와 국회의 눈치를 보고 읍소하는 것이 지방정부의 현실이다. 시대변화에 따른 국민의 기본권 확대도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헌안을 마련하는 과정에 국민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헌이 단지 권력을 배분하는데 머물면 반쪽에 그치게 된다.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든 국회가 발의하든 추진하는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은 높고 험하다. 이제 문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과 국회개헌특위의 입장, 야당의 주장과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후 협치를 통해 다양한 논리들을 조율하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개헌안을 만들어내길 바란다. 관건은 대통령의 의지다. 이미 문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투표를 하겠다는 공약을 한 적이 있다. 이를 지키기 위해 개헌의 틀을 지금부터 짜기를 바란다. 개헌을 추진하고 성사시키는 일이야 말로 문재인 대통령의 가장 큰 소임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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