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나라에 국립공원제도가 도입된 지 50년이 되는 해다. 1967년 지리산을 시작으로 작년 8월 태백산까지 총 22개의 국립공원이 지정, 관리되고 있다. 국립공원제도가 도입된 50년 동안 1인당 국민소득은 142달러에서 2만7561달러로 약 200배나 성장하였다. 실로 눈부신 경제적 성장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급격한 경제성장과 함께 우리 국민의 문화시민의식 수준도 높아졌으며 국립공원관리 정책도 개발중심에서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 중심으로 바뀌었다.

공원관리 정책 변화는 국립공원 내 취사행위를 전면 금지하였고(1990년), 탐방로 주변에 비치했던 쓰레기통을 완전히 제거하게 되었다(2007년). 물론, 이러한 변화는 국립공원 이용자들의 심한 반대와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대다수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국립공원 내 환경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2016년부터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또 다른 시도를 하게 되었다. 무분별한 산행과 이용을 자제하여 미래세대에게 온전한 국립공원을 되돌려 주자는 취지로 `배낭무게 줄이기 캠페인`이 시작된 것이다.

배낭무게 줄이기 캠페인은 주류, 족발, 통닭 등 무거운 음식 대신 산행 전 식품포장지나 과일 껍질을 벗겨 팩이나 밀폐용기에 미리 손질해 담아 준비하고 남은 음식은 되가져오는 친환경적인 산행문화를 권장하고 있다. 단순히 먹고 마시는 산행에서 벗어나 국립공원의 자연을 느끼고 지킬 수 있는 참여적 성격의 새로운 탐방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이다. 자연도 살리고 어깨 부담도 줄일 수 있으니 1석2조의 효과가 있다.

미래세대로부터 빌려온 아름다운 국립공원을 온전히 되돌려주는 길은 몇몇 환경운동가와 관계자의 노력만으로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수준 높은 문화시민의식을 가진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정책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고 그 혜택도 공공에게 돌아갈 수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제안하는 새로운 산행문화인 `배낭무게 줄이기 캠페인`에 국민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린다.

무겁고 부피가 큰 음식을 가볍게 덜고 미리 손질해서 음식물 쓰레기도 없애자. 덜어진 배낭 무게로 건강도 챙기고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도 정겹게 나누자. 사소한 일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실천할 때 우리의 국립공원을 지키고 보호하는 아름다운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우리 모두의 참여와 실천으로 `배낭무게 줄이기` 캠페인이 환경보호를 위한 또 한 번의 전환점이 되길 기대해 본다.

임영재 국립공원관리공단 계룡산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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