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구 展 모리스갤러리

이민구 작 Microcosmos, 50 X 50cm, Mixed media
이민구 작 Microcosmos, 50 X 50cm, Mixed media
얽히고 설킨 거미줄로 복잡한 현대사회를 표현하는 `거미줄 작가` 이민구 개인전이 대전 모리스갤러리에서 11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이민구 작가는 거미줄의 특성을 철학으로 담론화했다. 그리고 그것을 `소우주(microcosmos)`로 형상화시켰다.

이 작가는 "작품의 제목인 소우주는 대우주와 대응되는 형이상학적인 개념으로, 인간이 우주의 축소판이라는 의미"라며 "즉, 우주의 한 부분인 인간 속에 우주 전체의 모습이 내재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중심으로부터 소용돌이 모양으로 넓게 펼쳐 있는 거미줄을 보면서 우주 이미지를 떠올렸고, 그 속에 우주 전체의 모습이 내재돼 있겠다는 생각을 불현듯 하게 됐다. 거미줄을 이용해 형상화한 소우주에는 이 작가 자신이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영향을 받은 모든 것들이 포함돼 있다.

이 작가는 우주와 인간, 그리고 `거미줄`과의 상관성으로부터 태초에서부터 죽음까지, 시작과 끝, 이상과 미지, 요석(遙昔)과 현재라는 관계를 짚는다. 작가에 따르면 거미줄은 바로 그 관계의 상징이다.

물론 그 내부엔 인간은 작은 우주이며, 인간의 내부에도 우주가 투영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인간과 우주의 견련을 담아내고 있기도 하다.

어쩌면 매우 추상적일 수 있는 이 결련의 결은 대상과 현상을 이해하는 작가의 관점이 어떠한지도 열람케 한다. 즉, 표상의 근원이 사적 내러티브에서 비롯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보편적이며 철학적이고, 회화라는 전통적인 매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에도 경험과 실험의 순환의 고리를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시각에서 이는 내적 우주, 인간, 거미줄이 곧 자신만의 의식을 표상화하는 지각의 연결고리이면서 동시에 무한한 사유의 축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우리 앞에 펼쳐지는 그의 많은 작품들은 현실내외적인 요소들을 아우르는 사유의 통로이자 작가 자신의 창의적 발원이고, 삶이라는 여정 속에서 건져 올린 모든 것들을 포박한 시간 탐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의 작품에 놓인 조형요소에서 눈에 띄는 건 `거미줄`이다.

이민구 작가는 "1997년 논산미술창작실에 입주해 작업하며 거미줄을 발견했고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특별하고 묘한 소재는 언제나 훌륭한 표현의 기제였고, 여러 실험적인 영역을 관통하도록 돕는 중요한 재료다.

이처럼 거미줄을 통한 실존의 끊임없는 자문은 이 작가에 변별력을 부여한다. 삶이라는 미완의 고지를 향한 고집스러운 걸음, 빛과 공간에 대한 관심, 색과 선을 통한 에너지의 흐름을 추적하기 위한 방법적 수단으로서의 의미도 하나의 구분점이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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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구 작 Microcosmos, 60 X 60cm, Mixed media
이민구 작 Microcosmos, 60 X 60cm, Mixed media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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