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표심] 이념·지역 뛰어넘지는못해 … 일부선 표심 이반

박근혜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조기대선은 지역구도가 엷어진 게 특징이다. 그러나 이념과 지역을 완전히 뛰어넘지는 못했다. 과거 대선처럼 지역색은 여전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표심의 이반 현상까지 나타났다. 그동안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지역은 이번 대선에서 지역을 기반으로 한 후보가 없어 전국 향배를 가르는 가늠자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선거 내내 적폐청산을 강조한 더불어민주당 간판으로 대권을 잡은 문재인 당선인은 전국에 걸쳐 고른 지지를 받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고수하며 대세론을 유지해 온 문 당선인은 보수층이 두터운 PK·TK 지역을 제외하곤 전국에서 고른 우위를 점했다.

10일 0시 현재 개표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당선자는 39.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호남에서 60.2% 가량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영남에서는 30%대 득표에 그쳐 선거 때 부르짖은 `전국 대통령`이란 목표 달성은 이루지 못했다.

수도권을 가져간 후보가 승기를 잡는다는 수도권에서 문 당선자는 41.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22.9%)를 따돌렸다. 지난 18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와 대결에서 문 당선자가 앞섰으나 결국 박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수도권은 유권자의 절반(49.5%) 가량이 살고 있는 최대 표밭으로, 호남 출신이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며 살고 있어 이들이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최대 변수 지역이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문 당선인의 지지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표심 이반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호남에서 문 당선자가 30.4%의 득표율을 기록한 국민의당 안 후보와 2배 차이의 득표(62.7%)를 보이긴 했지만 특정 후보로의 몰표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야 3당(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이 표를 갈라먹긴 했지만 호남 민심은 문 당선자에게 손을 들어줘 앞으로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곳에서 야당의 적통을 이어갈 전망이다.

문 당선인은 전북에서 64.0%로 최고 득표율을 보였으며 전남과 광주에서도 전국 평균 득표율을 상회하는 58.1%와 58.7%로 압도적인 지지율을 받았다.

이번 대선에서는 야권 후보의 우클릭으로 호남 민심이 전적으로 우호적인 편은 아니었다. 특정 후보 몰표 가능성이 점쳐졌던 이 지역은 김대중·노무현 향수가 많아 후보 중 누가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느냐에 따라 표가 달라질 수 있는 곳으로 햇볕정책을 계승한 문 당선자를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보수 심장부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밀렸지만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선 홍 후보를 약 3%포인트 앞서 1위를 기록했다.

TK는 정통 보수 지역으로 국정농단으로 보수층이 결집해, 홍 후보가 문 당선자를 2배 차이로 이기며 득표를 한 곳으로 홍 후보로서는 몰표를 기대했던 지역이다.

이번 대선은 유권자의 참정권 행사가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문 당선인이 비교적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얻었다는 점에서 진정한 `전국 대통령`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곽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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