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우산,

받고는 다녀도

바람이 불면

이내 뒤집힌다.

대통령도

베트남의 대통령.

비닐 우산,

잘도 째지지만

어깨가 젖는다.

믿을 수가 없다.

대통령도

브라질의 대통령.

비닐 우산,

흔하기도 하지만

날마다 갈아도

또 생긴다.

대통령도

시리아의 대통령.

대통령.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선거일. 오늘 이 시를 읽어야 하는 우리 마음은 어떠한가. 시인이자 언론인이며 출판문화인으로 잘 알려진 신동문. 그는 비판적 지성인으로, 예리한 시대적 관찰자로, 시인의 풍자적 표현으로 널리 평가되었다. 1956년에 등단한 신동문. 그의 시는 1950년대 후반부터 크게 관심을 끌었다. 그의 시에는 사회 현실에 대한 강한 저항의식과 참여의 정신이 깊이 반영되어 있었기 때문. 그렇다. 시는 그렇게 앞서 달려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드러내지만. 또한 뒤에까지 살아남아 뜨겁게 더 뜨겁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이 시의 마지막 연은 길이상 수록하지 못했는데. 그 부분은 이렇다. "비닐 우산, 아깝지도 않지만 잠깐 빌려 쓰곤 아무나 줘버린다. 대통령도 알젠틴 대통령." 어느 시대든지 대통령은 대중의 비판에서 늘 그 중심에 서왔던 것. 그것은 그만큼 대통령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게 그 까닭. 대통령은 언제든 나라를 희망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련 속에 빠뜨릴 수도 있는 까닭이다. 나는 이미 며칠 전 사전선거일에 선거를 끝마쳤다. 이제 모든 건 내 손을 떠났다. 그러면 우리 대한민국에는 어떤 대통령이 태어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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