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주부 A씨는 1년 전부터 두통과 등의 통증, 소화불량 증상 등으로 인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았지만 `신경성` 질환이라는 말만 들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증상이 심해 졌고, 지인의 추천을 받은 재활의학과를 찾아 검사를 받은 후에야 `거북목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어려서부터 고개를 내밀고 생활했던 습관이 큰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단순히 경추의 문제를 떠나 신체 곳곳의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거북목 증후군에 대해 이은우 신탄진부부재활의학과의원 원장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 `거북목 증후군` 자가진단 방법= 고개를 들어 목을 똑바로 세운 뒤 양손을 아래로 내리는 차렷 자세로 벽에 기대어 서보면 거북목 자가진단이 가능하다. 귀의 중간에서부터 신체 아래로 가상선을 긋고 그 선이 어깨 중간을 통과하는지를 살펴봤을 때, 선이 어깨 중간보다 앞으로 2.5㎝ 이상 더 나와 있으면 심각한 거북목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정상적인 경추의 모양은 1자가 아닌 활 모양의 곡선(영어 알파벳 C자형)으로 돼 있어 머리의 하중을 분산, 충격을 완화시켜 준다. 하지만 일자목 또는 거북목으로 변형이 되면 충격이 그대로 경추에 전달돼 계속 방치할 경우에는 목 디스크 또는 협착증으로 발전될 수 있다. 머리를 받치고 있는 목의 하중은 자세에 따라 다른데, 바른 자세로 앞으로 보고 있는 경우에 목에 걸리는 하중은 약 5㎏ 정도지만, 고개를 숙이거나 구부정한 자세에서는 약 20㎏ 정도의 하중이 걸리게 된다.

◇ 원인= 가장 큰 원인은 바르지 못한 자세이다. 휴대전화를 장시간 동안 보거나 컴퓨터 작업을 오래하는 경우 본인도 모르게 고개를 앞으로 빼고 구부정한 자세를 하게된다.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경우 거북목이 발생하게 되는데 과거에는 노인층에서 주로 발견됐지만 잘못된 생활습관 등으로 인해 최근에는 20-30대에서도 거북목으로 병원을 내원하는 환자들이 매우 많아지고 있다. 특히 일자목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거북목으로 발전하기 아주 쉬운 케이스가 된다.

◇증상= 초기 증상은 대부분 목 주변 통증이 발생한다. 목과 어깨(목줄기) 부위가 뻐근하고 아프다는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자세를 고치지 않거나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아 상태가 더 나빠지게 되면 2차 증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첫 번째 팔이 저리거나 아픈 증상이 생기는데, 더 심해지면 자다가 저려서 잠을 깨게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두 번째 등의 통증을 호소한다. 세 번째로는 MRI나 안과 검사를 통해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두통이나 안구통, 눈이 침침함, 어지러움 등을 호소하게 된다. 네 번째 소화기능 이상 증상이 생겨서 소화불량, 변비, 위염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된다. 다섯 번째는 비특이 증상으로 피로감, 무기력증, 불면증 등의 만성피로 증후군이 생기게 된다

목의 이상을 일찍 감지해 검사를 받은 경우에는 다행이지만, 목이 아닌 다른 부위에 증상이 생기는 경우 증상이 생긴 부위의 검사만 받다 보니 신경성, 기능성 이라는 애매한 병명이 붙기도 한다. 특히 장기적인 치료에 대한 비용적인 측면도 문제가 되지만 진단이 잘 되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만성화가 진행돼 더 큰 문제가 발생하다.

◇치료= 체형 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거북목 증후군의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작점은 본인의 체형이 거북목인 것을 인지하거나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의 문제점을 깊게 인지하지 못 한 경우에는 결국 습관이나 생활교정이 되지 않아 치료를 해도 증상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인 치료방법으로는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등이 있으며 특수 치료가 병행되면 치료 시간을 상당히 단축시킬 수 있다. 특수치료로는 근육, 프롤로, 신경주사 등 주사 치료가 있으며, 도수치료와 교정치료 등도 효과가 입증된 명확한 치료 방법이다.

TV나 인터넷 등 매체에 다양한 치료방법이 소개되고 있지만, 결국 전문가와 상의해 시행되는 치료만이 시간적, 경제적으로 시행착오가 없는 제대로 된 치료방법이다.

◇예방= 거북목 증후군은 경추에 이상이 발생하는 증상인 만큼 예방을 위해서는 스트레칭이 필수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척추를 펴는 4점 포인트 자세가 있다. 여유가 있을 때마나 뒤통수와 날개뼈, 골반, 발뒤꿈치가 벽에 닿도록 하는 자세이다.

또 운전 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거북목 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운전석 각도는 100-110도 정도로 유지하고 엉덩이는 등받이에서 뜨지 않게 깊숙이 짚어 넣고, 양팔을 직각으로 구부린 상태로 의자와 핸들 사이 간격을 조정해야 한다.

또 의자에 앉을 때 바람직한 의자 각도는 100-110도 정도이다. 운전시와 마찬가지로 엉덩이는 등받이에서 뜨지 않게 깊숙이 짚어 넣고 의자를 책상쪽으로 좀 당기고, 모니터는 눈높이에 맞춰 사용해야 한다.

땅을 보고 걷지 말고, 먼 산을 바라보는 자세로 걷는 것도 거북목 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

누울 경우에는 목베개를 사용해 반듯하게 눕는 것이 가장 좋으며 어쩔 수 없이 옆으로 눕는 경우에는 위쪽에 있는 한쪽 팔과 다리를 바닥에 닿게 하는 척추 비틀림 동작을 하지 말고, 척추를 펴고 무릎은 구부린 상태에서 양쪽 다리는 나란히 해야 한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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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목 증후군 관련사진. 사진=신탄진부부재활의학과의원 제공
거북목 증후군 관련사진. 사진=신탄진부부재활의학과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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