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많지도 않은 가족들이 대부분 항상 떨어져 생활하며 스마트폰의 카카오톡으로 안부를 전하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 가족이 멀어지는 사이에 혼족, 반려동물, 유사가족, 혼밥, 혼술이란 단어가 우리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가족은 혈연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사회의 기초가 되는 공동체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는 함께 가족이 모여 사는 전통적 1차 집단 가족형태로 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전통사회와 달리 지금은 `따로 또 같이`라는 사회 안에서 너무나 다양한 가족으로 분화되어 살아야 하니,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5월 5일은 어린이 날, 8일은 어버이 날, 15일은 스승의 날이자 성년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가장 좋은 계절 5월에 가장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뜻이 있지만, 5월은 인사할 게 많아지는 달이라 부담스럽고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필자 또한 5월은 다른 때보다 무언가 해야 할 과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 진심으로 주변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갖기 위해 갖는 마음의 무게 때문이다. 우리는 늘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잘 살아갈까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이를 들여다보면, 가족을 위한 고민이기보다는 더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나아가 더 좋은 물건을 갖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다. 가족보다 우리는 일을 먼저 생각하고 돈을 먼저 생각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 안에 가족은 내가 잠시 함께 동거하며 쉼을 누리고 안정감을 느끼고자 하는 관계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가족마저 이루지 못하고 일찌감치 가족 형성을 포기하는 삼포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불안정한 일자리, 학자금 대출상환, 기약 없는 취업준비, 치솟는 집값 등 과도한 삶의 비용으로 인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집과 경력을 더 포기하는 오포세대 또한 늘어나고 있는 현실은 가족이란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쩌다 우리의 삶이 이렇게 변해 버렸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물질문명이 발달해 갈수록 우리 인간이 추구하는 삶의 모습도 다양해 그것을 누리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게 된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라는 생각으로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우리의 모습은 결국 지나고 나서 내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오죽하면 바삐 직장생활하며 나이 들어 퇴직한 남자들이 가족 중 제일 중요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첫 번째 와이프, 두 번째 아내, 세 번째 마누라"라고 대답한다는 웃지 못 할 유머가 있겠는가?

사람은 사람과 관계를 하며 얼굴을 보고 나눔을 갖고 따뜻한 사랑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야 가장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 누가 말했던가? 하물며 동물들도 어미와 새끼가 같이 있으면 서로 뒹굴며 서로 혀로 핥아주며 사랑을 나누는데, 우리는 가족을 자꾸 멀리하며 살고 있다. 사랑이 없는 가족으로 함께 있으면서도 홀로인 느낌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들은 이젠 졸혼이란 단어까지 생겨나 가족이면서 가족이 아닌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안타까운 세상이 되어 버렸다.

행복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 행복의 원천은 나의 가족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바쁠수록 가족을 위한 멈춤이 필요한 때이다. 나의 부모가 있어 행복하고, 자녀의 웃음이 또 나를 행복하게 해 주니 얼마나 감사한 삶인가? 이러한 느낌이 일상에서 회복되어야 한다. 가족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재발견하는 것이야말로, 내 삶이 행복으로 가득해지고, 우리사회가 건강해지는 비결임을 깨닫고 가족사랑을 나누는 5월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장혜자 대덕대학교 영유아보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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