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호<대전시 도시주택국장>
신성호<대전시 도시주택국장>
각종 재난이나 사고 등 위급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골든타임의 중요성은 매스컴을 통해 자주 회자되곤 한다. 골든타임(golden time)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시간으로, 사고의 상황에 따라 다르며, 이 시간 동안에 수행한 활동에 의해 인명의 구조 여부가 결정된다. 이러한 골든타임의 적용은 도로, 건물 등 도로명주소가 부여된 곳으로부터 외떨어진 지역에도 예외는 아니다.

산행이나 자전거 하이킹 등의 여가활동 중에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변에 설치된 지점번호를 알려주거나 사진을 찍어 전송하면 정확한 위치에 신속한 출동으로 빠른 시간 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19구조대나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을 상당부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동안 소방·산림·한국전력 등 몇몇 공공기관에서 개별적으로 안내표시를 설치·운영해 왔으나, 국가지점번호는 도로나 건물이 없는 비거주지역에서 누구나 쉽게 위치 찾기가 가능하도록 새롭게 통일된 위치표시 체계로 일원화됐다. 이를 소방, 경찰 등 공공기관이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긴급한 상황에서 위치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협업을 통해 신속하고 체계적인 구조와 구급이 가능하다.

지점번호의 구성은 전국을 10m×10m 격자형으로 나누고, 각 격자마다 좌표를 부여해 문자와 숫자를 조합한 좌표방식의 위치표시이다. 이는 전국 어느 곳이나 각각의 좌표(한글 자음 2자 + 8자리 숫자)로 표기하도록 돼 있다.

대전시는 2013년부터 국비와 지방비를 투입해 국가지점번호판 설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내에 설치를 필요로 하는 국가지점번호 표지판은 모두 3000여개로 현재 169개가 설치됐으며, 금년에도 둘레산길을 위주로 154개의 지점번호판을 새로이 설치할 계획이다.

또 지점번호판 활용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 유도와 인식 제고를 위해 다양한 홍보도 추진하고 있다. 시민들의 시각에서 지점번호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무엇에 쓰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지 않도록 사전에 안내하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예산과 행정력을 들여 설치하더라도 시민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한낱 무용지물일 뿐이다. 따라서 시민들에게 국가지점번호의 용도와 기능에 대해 지속적인 홍보를 더욱 강화해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본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두 가지 추가적인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첫째, 간소화와 실용화이다. 지점번호 명칭에 포함되는 문자와 숫자를 더 줄여서 간단하게 표시하는 방법과 스마트폰 사용의 보편화에 따라 신규설치분과 기존에 설치한 지점번호에 QR코드를 삽입하는 방안에 대해 중앙정부 건의 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 조기 사업추진이다. 관내 지점번호 수요량인 3000개에 비해 연간 설치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어 사업완료 시까지 장기간 소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찰·소방 등 지점번호 사용기관과 함께 사업의 중요성을 적극 홍보해 우선적인 예산확보와 조기 시행에 주력하고자 한다. 응급상황에서 정확한 위치 파악으로 신속하게 구조·구급할 수 있도록 국가지점번호가 많아야 함이 분명한 사실이다.

시민들을 위한 안전시스템의 구축보다 더 중요한 사업이 또 무엇이겠는가? 앞으로, 국가지점번호 설치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가고, 그 중요성과 활용법에 관한 중점홍보를 통해 시민들의 안전한 여가활동을 지원한다면, 대전시가 더욱 친근하고 신뢰받는 지방정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들께는 위급한 상황에서 나 자신과 이웃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국가지점번호 사업에 많은 관심과 함께 설치된 시설물이 훼손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대한다.

신성호<대전시 도시주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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