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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프리즘] 대학 자율성과 정치

2017-04-18 기사
편집 2017-04-18 10: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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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자율성이란 교육과 학문연구가 정치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을 뜻한다. 대학은 정치와 속성이 크게 달라서, 이는 종교와 이념에 속박되지 않고 올바른 교육과 학문연구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위해 부여되는 헌법에 보장된 자유다. 그래서 선진국의 대학들은 상아탑으로 불리며 그 자율성을 보장 받고 있다. 따지고 보면 지금의 대학 적폐원인은 그동안 장기적 비전을 담은 정책 보다는 선심성정책으로 단기성과를 중시하는 정치권력과 무관하지 않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대통령선거에도 교육부 폐지론에서부터 반값등록금과 같은 선심성 공약이 난무한다. 입학·취업·기술개발 등 대학의 기능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인 것은 이해되나, 국가미래를 보지 못하는 선심성 공약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걱정된다. 요즈음 우리나라 대학들은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시대적 변화 조류에 부응하여 미래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한편으로는 정치권력이 만들어 내는 선심정책의 장애물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진화속도를 추월하는 인류 진화혁명이라고 한다. 미래는 다양성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집단 지성사회다. 따라서 전통적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고 새로운 학문이 분화 또는 융합된다. 대학은 전통적 틀을 벋어나 사이버 대학을 비롯한 다양한 패러다임을 도입하고 효율과 경쟁의 기업적 가치를 함께 요구받고 있다. 금년도 유엔 미래보고서에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현재의 직업 중 80%가 소멸되거나 변화한다고 했다. 또 출산율과 진학률 저하로 대학의 50%가 문 닫아야 한다. 의사, 변호사, 박사와 같은 지식기반직업이 크게 변화되고 새로운 지성사회가 출현 할 것이다. 이런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한 대학 혁신에는 재정지원과 자율성 확보가 우선시된다.

그러나 정부는 1980년대 이후에 대규모 대학 설립과 대학입학정원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또 등록금인상 억제 법을 만들었고, 정부재정지원과 연계된 대학 정원감축, 대학 특성이 무시된 획일화된 대학 평가시스템으로 대학의 종속적 지배만 강화하였다. 힘이 있는 정치 관료들이 대거 교수로 영입되고 이번 탄핵심판 중에 나온 이화여대 입시부정과 부실학사관리, 대통령선거 캠프에 수천 명씩 몰려다니는 정치교수(폴리페서)의 양산과 같은 현상들은 정치권력이 대학에 미치고 있는 지배증후군이 아니겠는가?

몇 해 전 대학개혁을 위해 조바심을 갖고 정부가 만든 한국 노벨상수상 비전정책자문을 위해 온 어느 노벨상수상자는 '꾸준한 재정지원을 통한 대학의 다양성과 자율성 지원'을 권고한 바 있다. 대학은 혁명적 개혁대상이 아니라 자유를 먹고 스스로 진화하는 창조적 유기체라고 한다.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에서 기업은 100, NGO 90, 정부 25, 대학은 10의 변화 속도를 갖는다고 했다. 사회는 대학이 혁명적 변화를 기대하지만 역설적으로 진화하는 대학이 기업과 함께 4차 혁명을 주도하는 오늘의 기술혁명을 가져올 수 있음이 실증되고 있지 않는가.

교육의 정책순환주기는 10년 이상 소요된다. 임기 5년의 대통령이 책임질 수 없는 기간이다. 한번 잘못된 정책으로 대학의 경쟁력이 무너지고 그 폐해는 우리 후손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지속적 정책개발과 추진을 위해 교육부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유지되어야 하고 정부는 대학의 자율성을 지켜줘야 하는 이유다. 반값등록금이나 교육부 폐지라는 국민의 카타르시스(catharsis)를 자극하는 한풀이식 선심성 공약은 교각살우의 극약처방이다. 세월호 사건으로 해양경찰청 해체는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고 있나?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으로부터 가져온 교육제도가 우리나라에선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제도보다는 사람"의 문제다. 노벨상 없어 안달하는 한국정책자들에게 기본을 강조하는 외국학자들의 충고를 잘 새겨야 할 이유다. 이원묵 한밭대학교 화학생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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