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하면서 내 손을

그의 손과 바꾼다

남의 손으로 밥을 먹고

남의 손으로 일기를 쓴다

물건을 떨어뜨린다

손을 다친다

나와 손의 불화는 계속된다

버스 손잡이마다

수평선마다

책장마다

밑줄마다

손이 있다

주체할 수 없는 손들을

펄럭이는 천수관음보다도

나는 손이 많다

잠자리를 잡았다가

놓치는 순간

잠자리는 허공으로 내 손을 끌고 간다

두 손을 모으고

소원을 비는 대가로

반가움 표시인 악수는 실로 깊은 철학의 산물. 우리는 늘 악수하며 내 손을 그의 손과 바꾼다. 그러니 그 사람은 다른 사람과 나의 손을 바꾸고. 나는 또 그의 손을 다른 사람과 바꾸는 것. 그렇게 악수하며 우리는 다시 또 그의 손을 그들과 바꾼다. 나의 손은 그들의 손이고. 그들의 손 또한 우리들 손인 셈. 그러므로 손은 언제나 복수다. 손이 쌓여 역사를 이루고 손이 모여 인류를 형성한 게 아닌가. 손은 언제나 나눠야 한다. 작은 손길이라는 말 있지 아니한가. 손이 길을 내고 길 가면 길손이라는 말도 생기지 않던가.

길을 가며 만나는 사람들 모두 손님. 나의 손님. 당신의 손님. 그리고 우리들의 손님. 그래서 이 세계는 모두 손님의 천국 아닌가. 그게 글로벌 아닐지? 우리 삶이란 내 손을 당신에게 전하고 다른 이의 손을 전달받는 것. 그래서 손과 손 공손히 다뤄야 하는 법. 이런 노래 있지 않은가. "하늘 높이 솟는 불 우리들 가슴 고동치게 하네 이제 모두 다 일어나 영원히 함께 살아가야 할길 나서자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서로 서로 사랑하는 한마음 되자 손잡고 어디서나 언제나 우리의 가슴 불타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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