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유명한 뮤지컬은 파리의 오페라 극장을 배경으로 미스터리와 사랑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천상의 목소리를 가졌지만 가면을 쓴 채 노래하는 오페라의 유령 때문에 가면은 작품홍보에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있다. 제목만 들으면 오페라 같지만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이다. 경기불황에도 공연예술계에서 꾸준히 성장하며 큰 산업으로 떠오르는 분야가 뮤지컬이다. 요즘은 흔히 말해 티켓파워가 있는 스타를 내세워 앞 다투어 뮤지컬 제작을 하기도 한다. 특정배우가 출연하는 회는 티켓판매가 시작되고 2분 만에 매진되었다는 사례도 종종 접하게 된다.

음악과 드라마가 결합된 점에서 뮤지컬과 오페라는 서로 많이 닮아 있다. 그럼에도 뮤지컬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티켓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이지만 오페라는 작품성과는 별개로 대중들이 쉽게 즐기는 분야는 아니다. 노래, 춤, 무대, 의상 등 다양한 분야의 필요로 종합예술로 불리 우는 오페라는 19세기에는 오늘날의 영화만큼이나 대중적인 분야였다. 귀족부터 서민까지 관객층도 다양했고, 장르도 정가극, 희가극, 지금의 뮤지컬처럼 춤과 합창까지 망라하는 그랜드오페라 등 종류 역시 다양하다. 그렇게 대중적인 오페라가 미국 문화의 영향을 받아 변화된 것이 뮤지컬이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노래하는 방법의 차이 외에는 오페라와 뮤지컬은 차이가 없다고도 한다.

거꾸로 말하면 오페라도 뮤지컬만큼 사랑받을 요소가 많다고도 할 수 있다. 뮤지컬의 노래가 히트하는 것처럼 오페라의 아리아가 별도로 음악회에서 연주될 만큼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곡들이 많다. 냉장고 광고, 전자마트 광고 등을 통해 유명해진 아리아가 나오는 작품을 찾아 관람해보거나 정가극이나 장대한 그랜드보단 코믹오페라부터 경험해본다면 굳이 연예인 몸값 올려주는 것에 일조하지 않고도 재미있는 작품을 볼 수 있다. 또 맡은 배역에 따라 서로 다른 음역의 가수들, 그들의 이중창, 삼중창을 들어보는 묘미도 있다.

80년대 화려한 화장을 하고 노래하던 `키메라`라는 가수가 있었다. 그때는 독특한 화장을 하고 고음을 잘 내는 가수라고 생각했지만 그때 들었던 `밤의 여왕` 아리아는 내가 오페라 `마술피리`라는 작품을 어떤 뮤지컬보다 재미있게 보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이은미 대전시립교향악단 기획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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