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글로벌의 휴대용 초음파 슬러지 계면계는 품질 우수성으로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등록됐다. 사진=웨스글로벌 제공
웨스글로벌의 휴대용 초음파 슬러지 계면계는 품질 우수성으로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등록됐다. 사진=웨스글로벌 제공
-웨스글로벌(주), 중국 등 세계 40여 개 국 슬러지계측기기 등 판매,

-R&D 역량 집중, 발전소 계측 사업영역 확장, 글로벌 강소기업 성장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말이 있다. 대기업 영향력이 워낙 커 위기에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뜻으로 쓰인다. 관치경제 시대 대마불사는 금과옥조였다. 요즘은 `대마우환`(大馬憂患)이다. 시대 흐름에 뒤쳐져 덩치만 크고 허약한 대기업이 우리나라 경제의 주름을 깊게 한다. 희망은 `강소기업`에 있다. 강소기업 가운데 국내 시장의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일찌감치 세계시장을 공략, 글로벌화에 성공한 기업이 있다. 충남테크노파크(원장 윤종언) 정보영상융합센터 입주기업인 웨스글로벌(주)(대표이사 권남원)이다.

◇레벨·유량 등 계측기기 선두=웨스글로벌은 2004년 1월 설립했다. 권남원(46·천안시 백석동) 대표는 방위산업을 영위하는 제조회사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하다가 계측기기 분야의 시장성을 눈여겨보고 창업했다. 웨스글로벌은 `계측산업의 글로벌 선두기업`이 설립이념이다. 계측이란 무게나 길이, 부피, 속도, 압력, 온도 따위를 기계나 기구로 재어 계산하고 측정하는 것으로 모든 산업에서 토대가 된다. 창업 후 13년간 웨스글로벌은 설립이념 구현을 위해 한번도 한 눈 팔지 않고 계측분야에 집중했다.

웨스글로벌은 계측분야 가운데 수처리를 전문화했다. 하수처리장이나 정수장 등의 슬러지계측에 사용하는 초음파 슬러지 계면계, 휴대용 초음파 슬러지 계면계, 초음파 슬러지 농도계 등은 창업 직후부터 웨스글로벌의 대표 제품들로 부상했다. 웨스글로벌의 초음파 슬러지 계면계는 독창적인 측정알고리즘을 탑재해 각종 수처리장의 초침, 종침, 농축조와 발전소와 제철소내의 수처리시설 등 다양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 현장에서 현재의 측정상태를 파악하고 일정기간 저장된 데이터를 모니터링 할 수 잇도록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침전조 상부의 부유물을 제거하기 위해 설치한 스컴 스키머가 존재해도 웨스글로벌의 초음파 슬러지 계면계는 측정이 가능하도록 센서보호장치가 공급된다. 자동센서 세정장치도 구비해 별도의 유지보수가 없이도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다. 최근 조달청우수제품으로 지정돼 품질 우수성을 국내에서도 인정받았다.

휴대용 초음파 슬러지 계면계는 센서가 물 표면에서 계면을 측정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오염된 센서케이블을 접촉하지 않고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초음파 슬러지 농도계는 특허로 보호된 웨스글로벌만의 독창적인 기술로 측정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극대화 시켰다.

웨스글로벌은 사업초부터 국내보다 해외시장 개척에 열성을 기울였다. 권남원 대표는 "전 직장에서 해외사업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자신감도 수출을 중시하게 된 요인이 됐지만 해외에서 먼저 제품 우수성을 인정받으면 내수도 자연스레 열릴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권 대표의 선택은 주효했다. 해외 시장 가운데 기술장벽이 가장 두터운 독일에서 정면 승부했다. 유럽의 기술선진국인 독일에서 납품에 성공하자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다른 유럽권 나라들도 잇따라 진출했다. 개발사업이 봇물을 이뤄 하수처리장 건설이 활발한 중국 등 전세계 40여 개 국에 웨스글로벌 제품이 진출했다.

◇제품 업그레이드·영역 확장 노력 경주=웨스글로벌은 계측산업의 한 길을 걷지만 잠시도 안주하지 않았다.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매년 내 놓으며 고객사들의 신뢰를 얻었다. 2008년은 한해 반의 연구개발 성과로 초음파 수위계를 신제품으로 내 놓았다. 웨스글로벌의 초음파 수위계는 각종 산업현장의 액체 레벨을 안정적이고 정확하게 측정한다. 숫자형, 초음파파형, 데이터트랜드형, 설정값 화면 등 네 종류의 디스플레이를 제공해 현장에서 측정상태를 쉽고 빠르게 모니터링 할 수 있다. 하나의 제어부로 두 개의 센서를 동시제어할 수 있으며 두 센서의 수위차 및 평균치를 출력할 수 있다. 전류출력을 절연화시켜 외부의 노이즈에도 대응할 수 있다.

배관벽면 부착식 농도계 출시를 기점으로 웨스글로벌은 조직을 슬림화했다. 단순 가공조립은 외주에 맡기고 웨스글로벌은 회로설계, 센서설계 등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했다. 권남원 대표는 "시장 규모로 따지면 계측기 시장은 일종의 틈새 시장이다. 전 세계에서 4, 5개 기업이 분점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이 틈새시장에서 생존하고 우위를 다지기 위해선 연구개발 등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길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의 연구개발 중시는 빈 말이 아니다. 창업 이듬해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다. 매년 매출의 20-30% 이상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했다. 웨스글로벌의 연구개발 역량은 특허 보유와 각종 인증에서 확인된다. 웨스글로벌은 초음파 중첩법에 의한 계면 측정 방법, 초음파 유량 및 농도 공용 측정 시스템 등 등록 특허만 10여 건에 이른다. 웨스글로벌이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한 배관벽면 부착식 초음파 농도계도 자사 특허에 기반해 세계 최초로 제품화했다. 벽면 부착식 초음파 농도계 출시로 고객사들은 하수 및 정수처리장 뿐 아니라 발전소, 석유화학공장, 제철소, 제련소 등으로 확대됐다. 웨스글로벌은 신축하는 중국 발전소들에 초음파 농도계를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2015년 중국법인을 설립했다. 웨스글로벌은 2016년 매출 21억 원을 기록했다.

권 대표는 "계측기기는 개당 평균 1000만 원의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며 "수출 비중을 늘려 2020년 매출 100억 원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임직원 14명의 평균 나이가 30대 초·중반이다.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근로환경 조성을 위해 지난해 가족친화우수기업 인증도 받았다"며 "직원들의 자기계발도 적극 장려하는 만큼 세계로 도전하고 싶은 젊은 인재들이 웨스글로벌과 함께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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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글로벌(주) 권남원 대표이사는 창업 초부터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 글로벌 강소기업을 일궜다. 사진=윤평호 기자
웨스글로벌(주) 권남원 대표이사는 창업 초부터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 글로벌 강소기업을 일궜다. 사진=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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