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불청객(不請客) 알러지 질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지만 봄 같지가 않습니다. 신학기가 시작되고 의욕이 넘치는 학생들에게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바로 봄의 불청객, 알러지 질환입니다. 알러지 질환은 집중력을 저하시켜 학습능력을 떨어뜨리는 질환으로 잘 알려져있습니다. 특히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 봄의 시작을 알리는 각종 꽃가루, 우리나라 특유의 삼한사온(三寒四溫), 꽃샘추위는 알러지 질환을 촉발시키는 주원인입니다.

 알러지 질환은 정상적인 면역반응을 하지 못하고 면역 과민반응이 나타날 때 발생합니다. 정상 면역반응은 체내에 들어온 이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고자 하는 방어작용을 말합니다.

 그리고 면역 과민반응은 해가 없는 이물질이거나 작은 항원에 대해 지나친 면역기능을 일으키는 비정상적인 반응을 뜻합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처럼 면역 과민반응은 면역체계가 튼튼해서 일어나는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 아닙니다. 면역 과민반응은 면역체계가 약하거나 교란이 되어있는 경우에 면역 과민반응이 나타나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집에 도둑이 들어오면 대비가 되어있지 않은 집은 노심초사(勞心焦思)만 할뿐 경찰에 전화를 할지 몽둥이를 들어야 할지 망설이기도 하고 냉정한 대처하지 못합니다. 집의 기능 또한 한동안 정상화되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에 보안이 잘 되어 있는 집은 경보가 울리면서 경찰에게 연락이 가고 집안 내부에서는 안전한 곳으로 피신을 하거나 호신도구를 가지고 방어를 할것입니다. 이렇듯 외부에 대한 대응이 정상이냐 아니냐에 따라 알러지 질환의 유무가 결정됩니다. 따라서 알러지 질환은 주로 외부와의 접촉이 흔한 부분에서 나타나게 됩니다. 주로 코, 기관지, 결막, 피부등에서 자주 나타나게 됩니다. 알러지성 비염, 알러지성 기관지염, 알러지성 결막염, 알러지성 피부염등이 바로 봄철 학생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입니다. 이러한 알러지 질환의 치료법은 크게 회피요법, 대증요법, 면역요법 등이 있습니다.

 첫째로 회피요법은 일단 원인을 피하는 것입니다. 두문불출(杜門不出)하는 것입니다. 뉴스에서 흔히 언급되는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등을 착용하고, 귀가시 손, 발, 얼굴을 바로 씻는 것 등이 회피요법입니다.

 둘째로 대증요법입니다. 일단 불편한 증상부터 잡아보는 것입니다. 하석상대(下石上臺), 고식지계(姑息之計)라 볼 수 있습니다. 주로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여 면역반응을 억제하며 급성기에 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면역을 억제하는 치료법인 관계로 졸음, 갈증, 변비 등의 학생에게는 달갑지 않은 부작용이 있고 근원적인 치료는 되지 않아 교각살우(矯角殺牛)할 염려가 있습니다.

 셋째로 면역요법입니다. 내 몸의 면역능력을 바로잡고 증강시켜 알러지 질환의 치료를 꾀하는 방법입니다.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시간과 노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방법입니다. 한의학적인 알러지 질환의 치료법은 면역요법에 해당됩니다. 특히나 계절엔 그 계절에 맞는 치료약이 있음을 주장하는 한의학은 계절성 알러지 질환에 더욱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자면 봄철 비염에 널리 쓰이는 약재인 신이화, 연교는 목련 꽃봉오리와 개나리를 말하는데 약리학적으로도 해당 질환에 충분한 효과가 있지만 봄철에 약해지기 쉬운 부분을 봄의 기운을 제일 먼저 맞이하는 약재들로 보강해 병을 치료한다는 의미를 포함합니다. 또한 이러한 보강의 의미를 가진 치료법들은 면역을 강화하는 면역요법의 장점을 가짐과 동시에 대증치료의 단점인 졸음, 갈증, 변비 등의 부작용이 적어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학생의 알러지 질환 치료에 더욱 효과적입니다.

 침, 뜸 요법도 학습능력에 장애를 주지 않는 좋은 치료법입니다.

 한의학에서 폐는 면역, 호흡기, 피부를 나타내는데 침과 뜸으로 폐를 튼튼하게 해주면 알러지 질환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겨낼 수 있습니다. 다만 한의학적 치료법만이 완벽한 것은 아니므로 급성기에는 대증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알러지 질환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반갑지 않은 봄철 알러지 질환이지만 몸에 맞게, 그리고 부담이 덜가는 방법으로 대응한다면 학습에 큰 장애를 주지 않고 슬기롭게 이겨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학생 여러분 알러지 질환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주경야독(晝耕夜讀)하시기 바랍니다. 연합벼리한의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훈탁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