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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골고루 잘 사는 나라 그리고 행정수도

2017-03-21기사 편집 2017-03-21 17: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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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대표단이 3월 18일부터 6박 9일의 일정으로 행정수도 이전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호주의 캔버라와 말레이시아의 푸트라자야를 방문하고 있다.

캔버라는 1911년, 푸트라자야는 1995년에 각각 행정수도 건설이 시작되었다. 캔버라는 1910-40년대의 제1·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푸트라자야는 1997년의 IMF를 겪으며, 행정수도 건설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가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들려는 정치적 결단과 의지로 수도 이전을 실행한 두 나라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대한민국도 지금 국가적 위기에 빠져 있다.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헌법재판소의 8명의 판사 전원이 한 목소리로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이런 국가적 불행이 생긴 여러 이유 중 하나로 대통령에 대한 지나친 권력집중이 꼽힌다. 국회에서는 한 사람에게 모든 힘이 집중되는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기 위해 권력을 나누는 방향으로 개헌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한 사람의 권력 독점에 따른 국가적 혼란도 심각한데 한 사회나 지역으로 모든 게 집중되면 얼마나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인가? 정치 뿐 아니라 경제, 교육, 의료까지 한 곳으로 몰린다면 어떻게 되는가?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의 말처럼 "개인적으로 매우 도덕적인 사람들조차도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이익과 관련될 경우는 비도덕적으로 변한다"고 하는데, 이런 대규모의 집중은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 수도권 과밀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살고 있을 정도의 과밀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과도한 집중으로 유명한 일본 도쿄가 28.4%, 프랑스 파리가 18.2% 밖에 되지 않는다.

수도권 집중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대 정부에서 백지계획, 대전 정부청사 건립, 신행정수도 건설 등 분산정책을 펴왔다. 특히, 참여정부는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해 신행정수도 건설, 10개의 혁신도시 건설 및 150여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추진하였다.

이런 균형발전정책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도권 인구는 2016년 5월 기준으로 2552만 명으로 전국의 49.5%를 차지한다. 2000년 46.3%, 2005년 48.2%, 2010년 49.2% 등에서 보듯이 집중도는 오히려 점점 커져가고 있다.

인구 특성 측면에서는 더 심각한데, 2015년 시·도별 청년고용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수도권에는 핵심노동인구의 52.0%가 살고 있고, 반면에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42.8%에 불과하다. 또한 청년 취업자의 54.3%에 해당하는 214만 명이 수도권에 취업했다. 더구나 조만간 경기도가 1700만 명이 될 거라고 한다.

수도권은 집중이 심화된 반면에 지방은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전체 3483개 전국 읍·면·동·리 중에 쇠퇴 위험으로 분류되는 지역이 2242개이며 소멸위험 바로 직전에 다다른 지역이 무려 1383개로 전체의 약 40%나 된다.

국가균형발전이 시대적 과제이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지지부진하다. 기업도시와 혁신도시 조성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MB정부와 박근혜정부는 되려 수도권 규제를 풀어 지방 산업단지의 기업유치가 막히고 지방기업이 수도권으로 역류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균형발전과 분권의 상징인 세종시 건설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행정도시 수정안 논란과 정부의 관심 부족으로 1단계인 2015년까지의 정부 사업비가 당초 계획 대비 76%인 4조 4159억 원 밖에 집행되지 않았다. 중앙부처의 2/3만 내려오고 나머지는 수도권에 잔류한 탓으로 국정의 효율적인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도한 수도권 집중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 거의 모든 대선주자들이 알고 있는 듯하다.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남경필, 정운찬, 안상수 등이 지방분권과 세종시행정수도 건설 등을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집중의 폐해를 딛고 일어서는 나라', '갈등과 분열을 넘어 조화롭게 하나 되는 나라', '더 많은 아기들이 태어나고 청년일자리 걱정이 없는 나라'로 나아가는 길이 우리 앞에 있다.

이제는 '골고루 잘 사는 나라'를 향해 과감하게 발걸음을 내딛자. 진정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해 세종시 행정수도 실현에 힘과 지혜를 모으자. 이춘희 세종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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