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각종 미디어 매체의 급진적인 발전으로 정보가 빠르게 전파되고 재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지 않은 것에 대한 소문이나 정보에 대해 의혹을 갖는다. 그리고 이러한 의혹과 불신을 바로잡기 위한 시사고발 프로그램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식(食)` 문화에 변화가 생겨났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식당의 주방 공개이다.

일부 비위생적인 주방 실태를 다룬 고발 프로그램이 방송된 후, 요식업계 일부에서는 소비자의 불필요한 의혹을 해소하고자 주방을 투명유리로 설치해 주방내부를 전면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주방 내부의 위생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기에 의혹의 중심에 놓일 수밖에 없었지만, 공개된 주방은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 3·15 부정선거와 1967년 6·8 부정선거 등 유령유권자와 돈 선거로 얼룩진 선거 역사가 있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러한 부정선거를 뿌리 뽑고 투명하고 깨끗한 선거 관리를 위해 그간 위법선거운동을 강력히 단속하고 통일된 선거관리체제 구축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 속에도 제19대 총선 강남을선거구 투표함 미봉인 사건 등 일부 미흡한 점이 나타나자 일부에서 선거관리의 공정성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냈던 것도 사실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보다 높은 유권자의 신뢰를 얻고자 다양한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국회에 의석을 보유한 정당과 시민단체, 학회 등의 추천을 받아 구성된 개표사무참관단을 운영한다. 이들은 투표지분류기 확인·점검·시험운영 등 개표준비 단계부터 현장 개표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확인한다. 또한 각 개표장에는 투표함 개함부터 개표가 진행되는 모든 과정을 확인·감시하는 개표참관을 정당·후보자 측뿐만 아니라 일반유권자도 참여가 가능하도록 운영한다. 또한 사전투표함 보관 장소와 개표장에 CCTV를 설치하여 필요시 현장상황을 공개 할 예정이다. 그리고 투표일에는 투·개표 과정을 선거전문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논어(論語)의 안연편(顔淵篇)에 나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은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서지 못한다는 뜻이다. 사기(史記) 상군열전(商君列傳)에는 위정자가 백성과 맺는 신의를 강조하는 사목지신(徙木之信)이라는 말이 있다. 백성이 국가를 이끌어갈 위정자를 선출하는 선거는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이자,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중요한 토대가 된다. 선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없다면 공정한 투표 과정을 통해 선출된 위정자를 향한 신뢰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우리 선거관리위원회는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완벽한 투·개표의 실현으로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국민들도 이번 제19대 대통령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선거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직접 확인함과 동시에 소중한 주권을 반드시 행사해 주기를 바란다.

전북의 어느 시골마을에는 `한 표 농장`이 있다. 이 한 표 농장은 그 지역 군수선거에 출마하여 한 표 차이로 낙선한 자의 농장이다. 아마도 한 표의 가치를 가슴에 새기기 위해 간판 이름을 그렇게 정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유권자의 한 표는 천금보다도 더 가치가 있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천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 5월 9일에 치러지는 제19대 대통령선거에 유권자 여러분의 한 표의 힘을 보여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우리 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의 한 표를 천금보다도 더 소중하게 다룰 것을 맹세해 본다. 유광종 충남도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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