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50일을 앞두고 각 당 대선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연일 정책투어나 TV토론 등을 통해 지지층 결집을 꾀하는 등 분주하다. 대선 초입 분위기를 달구는 것은 대선주자들의 입이다. 하지만 도를 넘는 막말과 비난이 쏟아져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다. 그는 자신의 대선 출마선언 장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같은 당 김진태 의원에게 "상대할 가치 없는 어린애"라며 언쟁을 유발했다. 그는 최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 먹고 자살했다"고 말했다가 여론이 좋지 않자 "폄하하려고 한 얘기가 아니었다"며 한발을 빼기도 했다.

일부 주자들이 막말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존재감이나 정책적 콘텐츠가 부족하다보니 막말이라도 해서 세간의 눈길을 끌려는 것이다. 정치인에게 있어 국민들의 무관심 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고 한다. 설령 미움을 받더라고 막말을 함으로써 존재감이 각인되는 편을 원한다는 것이다. 이런 노이즈마케팅은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일정 부분 기여를 하겠지만 도를 넘으면 망발이 된다. 여기에 감정이 더해지면 증오와 분노를 표출하는 지경에 이르고 본질을 벗어난 비난전으로 흐르게 된다. 이번 대선 초입부터 막말로 분위기가 혼탁해질 조짐을 보이는 것도 존재감이 미미한 몇몇 후발 주자들의 절박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내 경선이 됐든, 본선이 됐든 직접 토론을 통한 대선주자들의 검증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정곡을 찌르는 질의와 응답은 주자들의 정책이나 자질 등을 평가할 수 있고 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TV토론 등이 활성화될 환경 속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주자들의 말에도 품격이 있었으면 한다.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했다. 하물며 한 나라를 경영하겠다며 대선주자로 나섰다면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워야 할 것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제기도 문제지만 다른 이의 가슴을 갈가리 찢는 비아냥거림과 모욕은 화근이 되어 돌아온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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