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부지역 봄 가뭄 걱정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마른 겨울`이라 할 만큼 찔끔 수준에 불과했던 지난 겨울 강설·강수량을 감안하면 별다른 비가 오지않는 한 `가뭄과의 전쟁`이 예고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충남지역의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 누적 강우량은 1006.8㎜로 평년 1280.5㎜의 78.5%에 그쳤다. 올 들어서는 58.4㎜로 평년 77.0㎜의 75.9% 수준이다. 낮은 강우량 탓에 충남 서부 8개 시·군에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 저수율은 어제 기준 15.4%였다. 제한급수 조치가 내려졌던 2015년 11월 18.9%보다 낮고, 역대 최저 수준인 2007년 15.1%와 큰 차이가 없다. 저수율 `경계단계`가 초읽기다. 충남도내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지난 2월 중순 기준 67.0%에 그쳐 1년 전보다 1.9%포인트, 평년보다 21.1%포인트나 낮았다. 생활불편이나 영농차질 등이 우려된다.

이 지역은 2년 전에도 제한급수까지 경험하는 등 최악의 가뭄으로 곤란을 겪었다. 이를 거울삼아 건설한 금강-보령댐 도수로가 어제부터 시험가동을 시작했다. 보령댐 저수율이 하천유지 용수와 농업용수까지 줄이게 되는 경계단계가 되면 도수로를 가동, 하루 최대 11만 5000t의 물을 백제보에서 보령댐으로 보내게 된다. 이는 최악의 상황만 면할 정도지 용수난을 완전 해소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충남도와 시·군, 물 관리기관 등은 지난 가을부터 가뭄대책을 세워왔다. 어느 정도 대비는 돼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국민안전처는 6월까지 농업용수가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 만큼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 방심하다 낭패를 본 경우를 여러 번 보았다.

5월 9일 치러지는 대선도 걱정거리다.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세상의 시선이 온통 선거판으로 쏠리면서 가뭄대책이 소홀할 수 있다.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고 실시되는 선거라 더욱 그렇다. 공직자들의 분별 있는 처신이 필요하다. 예고된 가뭄인 만큼 부실하게 대비, 피해가 발생하면 더 큰 질타를 받을게 뻔하다. 주민들도 생활 속 물 절약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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