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초대전

2002년 향리A, 116.8×80.3  Oil on canvas
2002년 향리A, 116.8×80.3 Oil on canvas
원로작가 이인영 초대전이 3월 2일부터 4월 26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 1·2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1960년대에서 최근까지 제작한 작품 58점을 연도순으로 나열해 이인영의 예술세계와 삶 전체를 조명한다. 이인영의 작품세계를 다룬 영상물을 함께 설치해 관람객들에게 작가에 대한 이해도 도모한다.

이 전시는 그동안 지역에 연고를 두었던 작가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 지역미술의 층위를 한층 두텁게 한다.

이인영은 1932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일제시기에 강경에서 학업을 마친 뒤 초등 교사를 시작으로 중학교와 전문학교 교수를 거쳐 1975년 한남대학교 미술교육과와 회화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1997년까지 대전 미술계에 기둥이 되는 제자들을 키워냈다.

이인영은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했으며 이동훈 선생의 작업실을 구경하며 어깨너머로 눈공부를 한 것이 유화에 눈을 뜬 계기가 됐다고 회상한다. 식민과 분단, 전쟁과 재건이라는 시대상을 거쳐 온 세대의 대변이자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해 자기세계를 확립해 온 이인영은 한국 전역의 산야와 자연미를 끊임없이 그리면서 중후한 색채와 감각으로 산의 형태와 리얼한 현장감을 밀도 있게 그려왔다. 1957년 미공보관에서 생애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959년 대전문화원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이인영이 그린 자연과 풍경 속에 있는 하늘과 바람과 나무와 꽃, 동물과 여인들은 모두 따듯한 인간영혼의 숨결이 불어 넣어진 동화와 신화 같은 세계이고 작가의 이상이 깃든 표현적 세계를 내포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자신의 이상과 자연이라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상의 사실을 지속적으로 그려냈다.

최근에는 활동영역이 자유롭지 못해 젊은 시절 다니던 곳을 연상하며 잔잔한 전원풍경을 주로 그리고 있지만, 색채의 쓰임 자체는 푸르른 청색계열에서 노랑이나 황색의 난색계열로 바뀌어 가고 있다. 색채를 통해 자연을 노래한 화가 이인영을 통해 지역미술사의 재정립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는 한편 노화가의 자연미에 대한 강렬한 탐구심과 열정을 정면으로 감상하는 기회가 될 듯하다.

이 전시는 또 그동안 지역에 연고를 두었던 작가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를 확대, 지역미술의 층위를 한층 두텁게 하는 한편 우리지역을 연고로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기고 있는 작가를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번 전시는 대전·충청화단의 역사를 기술하는 맥과 흐름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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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오후, 130.3×162.2cm_Oil on canvas
1968년 오후, 130.3×162.2cm_Oil on canvas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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