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미국의 동물학자 세실교수는 학교교실에서의 공부를 끝내고 야외실습에 나선 대학원 학생들에게 말했다.

"여러분은 야생생활에서 포식활동을 하는 포식동물들의 행동을 동물의 시각이 아닌 사람의 시각으로 관찰하고 비판하지말아야 해"

그때 1968년 8월 한무리의 학생들은 미국 텍사스에 있는 어느 산기슭에서 퓨마 한 마리가 들소를 사냥하는 것을 관찰하고 있었다.

퓨마는 높이가 10m나 될 것 같은 큰 바위위에 숨어있다가 밑을 지나가는 들소의 등위에 뛰어내렸다.퓨마는 소리도 없이 도약하여 들소의 등에 내려앉으면서 앞발로 그 목덜미에 찍어넣었다.크기가 퓨마의 세배이상으로 클 것 같은 들소는 그 충격으로 비명을 지르면서 무릎을 꿇었다.들소는 그러나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치면서 일어났으나 퓨마는 그 목덜미를 물고 늘어지고 있었다.물소의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뿌려져 퓨마도 들소도 모두 피투성이가 되었다.들소는 그래도 비틀거리면서 일어서려고 했으나 퓨마는 벌어진 들소의 상처에 대가리를 밀어넣으면서 동맥을 절단했다.

처참한 광경이었다.학생들중에 있던 여학생들이 비명을 질렀고 남학생들도 들소가 불쌍하다고 얼굴을 지프렸다.

그러자 세실교수가 고함을 질렀다.

"저 퓨마는 높이가 10m나 되는 바위위에서 뛰어내렸습니다.이곳에는 다른 동물을 잡아먹으면서 사는 포식동물들이 많이 있으나 그 어느 포식자도 저 퓨마처럼 10m높이에서 몸을 날리는 포식자는 없고 저렇게 자기보다 몇배나 큰 먹이동물을 사냥하는 동물도 없습니다"

그 퓨마의 살육행동은 인간의 눈으로 보면 사납고 잔인한 행동이지만 다른 동물을 잡아먹으면서 사는 야생동물의 눈으로 보면 참으로 용감하고 멋진 행동이라는 말이었다.

야생생활을 하는 동물들은 주어진 생활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데 포식동물은 그 포식행동속에서 자기와 자기가 속하는 종의 진화를 이끌어간다.어떻게 더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먹이 동물을 죽이느냐가 그 동물에게 주어진 과제이었다.

들소는 퓨마의 주위에 많이 있는 먹이감이었으나 잡기가 어려운 먹이이기도 했다.들소는 몸무게가 반톤이나 되고 어마어마한 힘을 갖고 있었다.들소는 무리를 지어 광막한 초원을 질주하는 동물이었고 단검처럼 날카로운 뿔을 갖고있었다.거기다가 단단한 껍질과 두꺼운 지방층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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