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사자는

사냥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먹이를 쌓아 두고도

그물을 던진다

굶어 죽은 사자는

아직 지상에 없다

그러나

가장 많이 굶주려 죽은 동물은

인간이다

사자는

제 몫만 챙기면

나누어 갖도록 두지만

사람은

곳간을 만들어

먹이를 가두기 때문이다

밀림의 제왕인 사자도 숲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 간에 그만의 전략이 있다. 우선 그는 배가 부르면 절대 사냥을 하지 않는 법. 또 제 몫을 챙기고 나면 나머지는 나누어 갖도록 내버려 두는 법이다. 그러니 그의 최상의 힘 아래에서 작고 연약한 동물들도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어디 그러한가. 먹이를 산더미 같이 쌓아두고도 그물을 던지고, 곳간을 만들어 엄청난 양의 먹이를 가두어 두는 것이니. 인류의 역사는 다 이러한 습성에 의해서 갈등과 대립으로 이어져 온 것. 하여 굶어 죽은 사자는 없어도 이 지상에 가장 많이 굶어죽은 존재가 바로 인간이란다.

자연의 이치와 흐름은 절대로 천륜을 거스르지 않는다. 그 안에서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 인간 또한 언젠가 그러한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인간의 생각하는 힘은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며 자연을 개조하고 변화시켜 오늘날 반자연의 영역에 우뚝 서 있다.

최근 벌어지는 모든 국정농단 사태도 이러한 흐름의 일환인 셈이니. 권력은 또 다른 권력을 부르고 욕심은 또한 욕심을 낳는 법이니. 사자와 사람이 `사`자를 같이 쓰는 사이지만, 그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멀다. 하여 루소는 인간에게 자연으로 돌아가라 했던가. 시인·한남대 국어국문창작학과 교수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