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을 계기로 대권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등이 사드 배치 반대 입장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데 대해 박지원 대표 등이 부정적인 의사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17일 의원총회에서 이 문제를 공식 의제로 삼아 논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박 대표가 "내일 하지 않겠다"고 반대하자 한 걸음 물러나는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박 대표는 16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어제 주 원내대표가 전화로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연락이 왔다. 저는 `그러한 문제를 그렇게 빨리 얘기할 필요성이 있겠느냐`라고 했지만 주 원내대표는 그러한 개인 견해를 가진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개인 의사로 어느 정도 논의하는 것은 좋지만 좀 더 신중하게 당내 논의를 해 보자고 했다"고 언급,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의총 논의 여부에 대해선 "내일은 하지 않겠다"라고 분명히 했다.

의총 의제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등 입당과 당 차원의 개헌안을 토론하기로 한 만큼 사드 논의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박 대표는 사드 배치를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당론이 바뀐 게 없느냐는 질문에 "현재는 우리가 사드 배치에 대해 찬성,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다만 `정부가 당연히 헌법에 의거해 국회에서 논의를 해서 비준 동의를 받아라`하는 생각만은 지금도 가지고 있다"고 말해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동영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사드 배치 시 대북 압박제재 정책이 불가능하다"라며 "김정남 피살로 당론을 뒤집는다면 웃음거리가 될 것으로 오락가락 하면 안 된다"고 못박았다.

서울=송신용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