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곳곳에 위기 경고음이 크게 울리고 있다. 통계청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제조업 취업자 수가 지난해 1월보다 16만 명 감소했다.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째 내리막이고 2009년 7월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실업자는 100만9000명으로 다시 100만명을 넘어섰다. 청년들이 사실상 취업을 포기하는 구직 단념자가 7만1000명 증가하며 청년층 실업률을 감소시키는 웃지 못할 상황이다. 일자리에서 밀려난 50대 이상이 생계형 자영업에 뛰어들며 1년새 16만9000명 늘었다. 가계부채는 눈덩이다. 한국은행 국회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4조원 증가해 사상 최대치다. 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포함하면 130조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추정이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에 따른 실업자 증가와 가계부채 폭증은 경제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제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며 아직 경제 근간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중산층의 안정적인 소득원이기도 하다. 이런 분야에서의 고용급감은 대수롭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가격·기술력으로 치고 올라오는 중국에 밀리고 혁신에 성공한 선진국과는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격차가 벌어지며 경쟁력을 잃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며 산업 공동화가 급격하게 심화되고 있다. 이 바람에 일터가 사라지는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된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 대책은 원론적 수준에 머물러 인식이 안이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지난 1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을 밝혔지만 성과는 얻지 못했다. 특단의 대책은 없고 정부가 대응 의지를 보였다는 게 의미였다는 세간의 분석을 증명하듯 결과가 없었다. 오늘 일자리 관련 창출효과가 크고 체감도 높은 20여 개 과제를 발표한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소득확충 및 소비 활성화 방안도 이달내 공개키로 했다. 임기응변식 대책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대증요법보다 병인요법이 필요한 시기다. 탄핵에 대선으로 정책 추진이 힘들지만 정부가 주도면밀하게 대처해야 할 사안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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