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연구센터가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56%가 10억 원이 생긴다면 1년 정도는 감옥에 갈 수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아직 우리 사회에서 전과자가 살아가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인데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고등학생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단순히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결과 도덕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만 하기에는 부족하다. 우리 사회가 우리의 아이들에게 한 가지만 바라보게 만들었던 것은 아닐까. 그것이 학교교육이든지 가정교육이든지 어떤 형태로든 돈과 같은 물질만 있으면 행복해 질 수 있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주진 않았을까. 이를 위해 좋은 대학 소위 명문대학에 가야만 돈과 같은 물질을 많이 얻을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 의해 우리 아이들은 공부에 목숨을 걸 정도로 내몰리고 있다. 결국 우리의 아이들은 명문대학에 가지 못한다면 실패자가 돼 돈과 같은 많은 물질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10억 원이라는 돈이 생긴다면 1년 정도 감옥에 간다고 했을 것으로 본다.

우리의 아이들은 명문대학을 가지 못했을 때에도 다른 정당한 방법을 통해서 필요한 돈과 물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로부터 배우지 못했던 것이다. 명문대학의 입학을 실패했을 때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우리 사회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무언가에 도전했을 때 실패하는 경우가 많을 것인데 만약 실패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른다면 우리의 아이들은 어떻게 도전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자란 우리의 아이들이 어떻게 그 자녀들에게 실패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 자신도 배운 적이 없는데 어떻게 그 자녀에게 알려줄 수 있을까. 이것이 쌓이고 쌓인다면 과연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는 지하자원이 많지가 않아 이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물건을 수출할 때에는 원자재를 수입할 때의 상황과 원자재를 수입해서 완성된 물건을 수출할 때의 상황을 늘 고려해야 한다. 수입할 때의 원자재의 가격이나 달러의 환율변동은 아주 중요하고 완성된 물건을 수출할 때에도 이와 유사한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는 수출을 하지 않으면 살아가기 어렵기 때문에 수출을 계속해야 한다. 수출을 계속하기 위해서 그저 이전과 동일한 물건만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 물건을 계속해서 수출하기 위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차별성 즉 다양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미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돌입하고 있다. 변화의 주기도 이전시대와 달리 짧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더 짧아 질 것이다. 이런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다양성에 대해 제대로 교육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급변하는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은 다양성을 전제로 한다. 세상의 모든 남자가 오로지 한 여자만 바라보거나 세상의 모든 여자가 오로지 한 남자만 바라본다면 인류는 멸망할 것이다. 쌍둥이도 다르며, 우리 신체 손과 발도 서로 다르다. 사실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획일적인 것보다 다양한 것이 훨씬 많다. 김치를 먹을 때 누구는 잎사귀부분을 좋아하고 다른 누구는 줄기부분을 좋아한다. 어떤 사람은 짬뽕을 좋아하고 또 어떤 사람은 자장면을 좋아한다. 나는 푸른색을 좋아하고 너는 노란색을 좋아한다. 이런 내용은 넘쳐난다. 이런 사실을 우리의 아이들에게 꼭 알려주자. 백정웅 배재대학교 공무원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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