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재활학 박사가 된 민솔희(사진 왼쪽), 박종균 부부. 사진=나사렛대 제공
국내 첫 재활학 박사가 된 민솔희(사진 왼쪽), 박종균 부부. 사진=나사렛대 제공
국내 첫 재활학 박사가 나사렛대학교에서 탄생했다.

나사렛대에 따르면 14일 대학 경건관에서 열린 2016학년도 제60회 학위수여식에서 민솔희(42·여)씨가 재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민씨의 남편 박종균(52)씨도 지난 2014년 나사렛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부부가 나란히 재활학 박사가 됐다.

남편에 이어 재활학 박사가 된 민솔희씨는 비장애인이다. 남자와 여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차별 없이 평등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가르침 속에 자라 장애인에 편견이 없었다. 민씨는 2008년 충북 충주 생활체육클럽에서 휠체어 장애인들과 함께 운동을 하다가 남편 박종균씨를 만났다. 2009년 결혼식을 올린 부부에게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결혼에 색안경을 끼고 비수를 꽂는 말들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부부는 공부에서 길을 찾았다. 오랜 고민 끝에 부부가 함께 좋아하는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정, 천안으로 이사한 뒤 2010년 나사렛대 대학원에 입학했다. 남편은 재활학 박사, 아내는 재활학 석사에 매진했다. 공부는 부부에게 소통의 장이 됐다. 같은 학문을 공부하며 연구주제부터 사업 아이디어까지 부부간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일상적인 이야기가 학술대회 토론주제에 버금가는 진지한 사안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석사에 이어 박사학위까지 받아 남편과 어깨를 나란히 한 민씨는 "같은 방향을 보며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서로에게 힘이 됐고 행복했다"며 "이젠 함께 연구하는 동역자로 길을 걷게 돼 앞으로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애의 벽을 넘어 부부의 연을 맺고 함께 학문의 길을 걷고 있는 민씨와 박씨 박사 부부는 중도장애인 재활, 장애인 체육, 여행과 여가, 인권 등 그동안 살며 겪은 이야기들을 별도의 홈페이지를 통해 사람들에게 들려줄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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