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스트리트란 케미(chemi)와 스트리트(street)의 합성어로 `내외적으로 잘 통하는 사람들의 거리`란 의미로, 대전의 옛 제일극장 거리-옛 대전극장 거리에 남녀노소가 만나 친목을 다져 활력 있는 거리로 조성하고자 붙여진 명칭이다. 이곳은 1980-1990년대 영화관과 예식장 등 문화시설이 운집돼 있어 친목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대전의 제일 번화가였으나 1990년대 말 둔산 신도심 및 다른 부도심에 영화관이 생겨나면서 이곳에 있던 제일극장, 대전극장은 결국 문을 닫았다. 그러면서 이곳은 점점 쇠퇴하기 시작했고 2015년 여름 옛 제일극장 거리 점포는 2곳 중 1곳은 빈 점포로 여기가 정말 대전의 중심지, `시내`라고 불리던 곳인가를 의심케 했다.

옛 제일극장 거리-옛 대전극장 거리의 활성화 및 창조적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기 위해 시작된 케미스트리트 조성사업은 골목재생사업, 가로환경정비사업을 실시해 도로정비를 지난해 말에 완료했고, 청년층 문화가 반영되고 대전천 동·서쪽의 관광자원의 효율적 연결 및 관광객 볼거리 제공을 위해 청소년위캔센터에서 믹스페이스를 연결 할 커플 브리지(보도교)를 2018년까지 완료 할 계획이며, 케미스트리와 연계해 청년층 문화공간으로 확장 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건물을 특화시켜 레지던시, 테라스카페, 세계음식거리 등 관련 사업을 유도하고 거리공연 등을 하여 기존 상업 환경과의 차별성,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추진 전략으로 케미스트리트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쇠퇴한 지역의 활성화에는 지역주민이 우선적으로 힘을 합쳐야 된다. 영국 런던의 코인 스트리트는 마을공동체가 직접 건물을 사들여 지역주민을 위해 저렴한 임대료를 유지하고 그 수익은 주민들을 위한 문화복합 공간으로 재투자 했다. 그러한 10여 년의 노력 끝에 코인 스트리트는 슬럼가에서 살고 싶은 동네로 꼽힐 정도로 변화하게 됐고, 캐나다 몬트리올의 그리핀 타운은 예술인을 비롯한 시민들이 주택협동조합 `레자르`를 조직해 공동으로 주거공간과 작업 공간으로 사용 가능한 건물을 매입한 뒤 저렴하게 조합원에게 임대했다. 그렇게 되자 예술인들은 안정적인 예술작업을 할 수 있게 됐고 동시에 예술인들 특성상 모여 있게 되자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게 됐다.

시작이 좋다. 케미스트리트는 지역주민이 먼저 나섰다. 2015년 여름 공실률 50%로 연말에는 80%의 공실률을 걱정하게 됐다. 건물주들은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에 옛 제일극장 거리를 활성화 시킬 방안을 요청했다. 센터에서는 옛 제일극장 거리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희생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고 건물주들은 수차례 논의 끝에 임대료 동결에 합의 했다.

지난 1월 18일 오후 2시 대전 중구 옛 제일극장 거리에 건물주, 임차인 및 지자체 관계자 등이 모여 임대료 안정화와 옛 제일극장 통 활성화를 위한 `케미스트리트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거행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옛 제일극장 거리 건물주들은 3년간 임대료 동결하고 이후 3년간 물가상승률 범위 내 임대료 인상과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거리 특화계획을 수립 하고 그에 따른 재정적 또는 관련 조례 개정 등을 담고 있다.

이번 협약은 옛 제일극장거리에 대한 주민주도형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제일극장 거리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상가발전협의회는 이제 임차인들이 임대료를 걱정하지 않고 장사에만 전념할 수 있게 임대료 안정화라는 첫발을 내디뎠다. 앞으로 건물특화 등 특화계획 수립 및 추진 방향에 머리를 맞대어야 하고 거리의 청소, 주차 문제 등에도 스스로 나서 해결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임묵 <대전시 도시재생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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