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30일은 `크루아상의 날(National Croissant Day)`이다. 영미의 각 레스토랑, 제과점은 이날을 기념해 특별한 크루아상을 만들어 자랑하고, 손님을 즐겁게 한다. 크루아상은 바삭바삭한 겉면과 부드럽고 달콤한 속을 가진 초승달 모양의 예쁜 빵이다. 프랑스어로 `초승달`을 뜻하는 `크루아상(Croissant)`, 흔히 크루아상이라 하면 프랑스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크루아상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으로 잘 알려있다. 하지만 크루아상의 원조는 프랑스가 아닌 오스트리아다.

1683년, 오스만 제국(現 터키)이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공격했다. 오스만군은 몰래 땅굴을 파서 성에 침투하려 했는데, 새벽에 지하에서 빵을 만들던 제빵사가 이 소리를 듣고 비엔나 군에 보고했다. 덕분에 땅굴을 파 들어오는 오스만 군들을 제압했고 격퇴했다. 귀중한 제보 덕에 승리를 한 비엔나는 제빵사에게 오스만 제국의 상징인 초승달 모양 빵을 만드는 특허를 주었고, 이 빵이 히트를 쳐 적군의 상징을 씹어 먹는 웃지 못할 상황을 연출하게 되었다.

크루아상을 프랑스에 소개한 사람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어라"란 말로 유명한 프랑스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오스트리아의 공주였던 그녀는 프랑스왕 루이16세와 결혼하게 되었는데, 이 때 오스트리아의 크루아상을 프랑스에 소개하였다. 제빵사들은 이 나라에 맞게 효모, 버터를 첨가하는 등 조리법을 발전시켰고 덕분에 크루아상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이 되었다.

크루아상 속을 살펴보면 수십 개의 층이 겹겹이 쌓여있다. 이렇게 속이 겹겹이 쌓여있는 것은 라미네이팅(laminating)이란 기술 덕분이다. 반죽 위에 판 버터를 덮어 준 후 밀어주고 접어주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다. 라미네이팅은 크게 보아 효모(yeast)를 넣지 않는 퍼프 패스츄리(puff pastry), 효모를 넣어 만드는 대니쉬 패스츄리(danish pastry)로 나눌 수 있다. 효모 첨가유무로 인한 차이점은 속이 부드러운가 바삭바삭한가의 하는 차이, 효모를 첨가한 대니쉬의 속이 부드럽다. 크루아상은 효모를 넣는 대니쉬 패스츄리에 속한다. 라미네이팅 과정을 포함한 크루아상의 반죽상태, 온도 그리고 시간에 따라 크루아상의 품질이 크게 달라진다.

초승달은 무슬림을 상징한다. 수백 년 전 무슬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서구에서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초승달 빵을 먹었고 문화로 만들었다. 2013년, 시리아 반군은 무슬림의 패배를 상징한다며 크루아상 판매를 금지시켰다. 오스만제국의 전쟁, 마리 앙투아네트 이야기 등 수백 년간 내려오며 만들어진 크루아상의 역사에 또 다른 이야기가 덧붙여지고 있다. 10년, 100년 후 크루아상을 말할 때 또 어떤 이야기가 함께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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