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순풍조(雨順風調)는 `농사가 잘 되도록 비가 때를 맞춰 오고 바람 또한 순조로워 곡식이 잘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이승훈 청주시장이 지난 연말 2017년 새해 사자성어로 선정한 말이기도 하다. 이 시장은 통합시 출범 후 반목과 갈등 없이 순항해 왔듯 올해도 청주시정이 `우순풍조`해 더욱 화합하고 발전하자는 의미를 올해의 사자성어에 담았다. 자칫 말잔치로 끝날 수도 있는 올해의 사자성어지만 이 시장은 화합하고 발전하자는 의미의 `우순풍조`를 직접 실천해 주목받고 있다.

충북도가 무산된 제천시의 `스토리창작 클러스터` 조성 사업 새 대상지 공모에 청주시가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충북의 수부도시로써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타 시·군에 양보하겠다는 게 이유였다. 제천시가 `스토리창작 클러스터`를 포기하면서 충북도내 시·군이 앞 다퉈 유치전에 뛰어든 상황에서 유력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거론됐던 청주시가 유치를 포기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청주시 담당 부서도 이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물밑작업에 공을 들였던 터였다. 생명문화도시를 표방하는 청주시가 문화콘텐츠 창작 지원시설인 `스토리창작 클러스터`를 유치하면 시장 재임시 치적 홍보용으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 시장은 "청주시는 충북의 인구 50% 이상이 집중돼 있는 충북의 수부도시"라며 "청주시가 유치경쟁에 뛰어 든다면 지역 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포기 의사를 분명히 했다. 청주시가 이 사업 유치를 포기한 가운데 충북도는 지난 15일 사업 대상지를 진천으로 결정하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론 청주시가 공모에 응했더라도 대상지에 선정됐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수년째 답보상태에 머물렀던 이 사업이 시·군의 치열한 유치 과정 속에서도 아무런 후폭풍 없이 정상 추진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양보의 미덕을 발휘한 이 시장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 한다.

새해 화두로 던진 근사한 올해의 사자성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헛일이다. 정치에는 정답이 없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본인의 치적 쌓기보다는 충북 전체의 화합과 발전을 우선 배려한 이 시장의 결단이 나만 살고보자는 식의 각박하고 혼란스러운 정국에 훈훈한 미담이 확산하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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