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에 연고를 가진 정치인들이 4명씩 대권 도전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를 좋게 해석하면 대선 후보로서 나름의 장점과 자질을 겸비했다고 볼 수 있고, 따라서 누구라도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내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은 각각 정책적 지향 면에서나 개인 스토리 면에서 차별성을 띄고 있다. 이 전 의원이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카드를 내세워 치고 나간 것도 그렇고, 정 전 총리의 동반성장 마케팅도 국민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고 본다. 안 지사의 대선 페이스도 대체로 무난하다 할 수 있다. 민주당 소속이지만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티 정서'가 얇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또 반 전 총장은 국내 정치무대에서 검증을 겸한 신고식을 치르는 과정에 있다 할 수 있는데 20%대 지지율이라는 견고한 방어선을 치고 1위 후보를 뒤쫓는 형국이다.
문제는 대선 본선까지 완주할 수 있는지 여부다. 정당을 업고 있으면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한다. 안 지사가 이 경우다. 이 전 의원도 당내에 또 다른 주자가 있으면 역시 예선전을 치러야 한다. 정 전 총리 입지는 유동적인 상황이다. 이른바 제3 지대에 합류할지, 아니면 국민의당으로 갈지 향후 행보가 정해진 게 없다. 반 전 총장은 범여권 후보 색채가 짙기는 하다. 2강 구도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정치적 진로는 예단하기 어렵다. 꿩 잡는 게 매라고 충청 출신들이 대권 도전에 나서는 것은 흠이 아니다. 다만, 가급적 누울 자리는 보고 다리를 뻗으라는 소리를 안 듣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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