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쇄신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내홍이 갈 데까지 가고 있다.

전날 인명진 체제의 비상대책위원회가 친박(친박근혜)계의 조직적 반발을 뚫고 가까스로 상임전국위원회 추인을 받은 뒤 인적 청산에 속도를 냈지만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 등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인적 청산뿐 아니라 정책 쇄신을 몰아붙일 태세다.

인적청산을 5명의 비대위원 중심으로 추진키로 한 것도 친박계의 조직적인 반발에 부딪히기 전에 속전속결로 처리하겠다는 의중을 나타낸 것이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아직까지 정신 차리지 못하고 계파주의, 파벌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큰 쇄신의 역사적 물결을 거스르지 말고 참여하라"고 친박 핵심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우리 당이 과거에 대해 책임을 지고 철저한 반성을 통해 새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은 전국위에서 결의한 당론이다. 그것은 제게 맡겨진 책임"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면서도 "결국 안 되면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 서청원 의원등에 대한 출당 가능성을 열어놨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뿌리째 재창당한다는 각오로 혁신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특히 정책적으로는 외교·안보 분야의 국가 중요 과제를 해결하겠다"며 "아울러 서민경제, 중소자영업자, 청소년·일자리, 교육, 가계부채, 생활물가 문제 등 서민경제에 중점을 두고 정책쇄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11일 국회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 사무처 당직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하는 대토론회를 열어 인적청산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속내다.

서 의원은 이날도 총대를 맸다.

그는 비대위 구성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자리를 함께한 인 위원장을 시종일관 인 목사라고 부르면서 "인적 청산에 승복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인 위원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서 의원은 "의원들이 거취와 관련해 인 목사에게 낸 위임장 내용을 보면 충성맹세인데, 이것은 당을 사당화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최순실은 알지도 못하는데 박근혜정부에서 4년간 일했다고 책임지라는 것은 잘못됐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서 의원은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상임전국위는 불법이자 원천 무효"라며 "강압과 회유에 의해 소집됐고, 필요한 정족수를 줄이면서까지 불법으로 회의를 성사시켰다"고 불복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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