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되면 모처럼 가족들을 만나 그 동안 나누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런 행복한 대화의 시간 속에 나이가 훌쩍 들어버린 부모님의 모습을 볼 때면 마냥 행복하던 마음이 무거워 질 때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노화현상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불편함 때문인데, 대표적인 예로 노인성 난청을 간과할 수 없다. 선진국의 연구보고에 따르면 만성질환 가운데 3번째로 발생률이 높으며, 노인성난청은 60대에서 25%, 70대에서 50%, 80대에서 70% 이상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노인성난청의 증상은 첫째, 노화에 의한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이 난청이 연령의 진행에 의한 결과인지, 소음, 약물, 그밖의 다른 요소들에 대한 결과인지는 분명치는 않다.

둘째, 노인성난청은 전형적으로 서서히 진행되며, 처음에는 높은 주파수부터 장애가 일어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상대방이 중얼거린다고 느끼거나 목소리의 크기는 충분하더라도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다고 말을 하곤 한다.

셋째,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중간 주파수와 낮은 주파수에도 난청이 일어난다.

넷째, 노인성 난청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연령에 따라 난청이 일어난다는 의학적인 증거는 없다. 모든 사람이 특정 연령대에서 청각 장애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청각 손실의 경과 또는 진행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섯째, 노인성 난청에서 볼 수 있는 감각신경성 난청에 대한 의학적인 치료방법은 없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70세 그리고 그 이상의 노인들은 비교적 낮은 연령의 노인에 비하여 무슨 말인지 이해하는 `언어인지`와 관련있는 높은 주파수 영역에서 청력손실이 더 높게 발생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60대 이상의 우리 부모님들은 6.25 전쟁과 급격하게 변화하고 발전하는 산업사회를 겪어 오면서 소음의 노출정도가 높기 때문에 노인성난청의 정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난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청기의 필요가 시급하지만, 자녀들에게 금전적인 부담을 줄 것을 우려하여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보청기에 대한 전문가와 상담보다는 주변에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는 친구, 동료들로부터 듣게 되는 보청기에 대한 옳지 않은 의견들로 보청기 착용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보청기의 기술은 최신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혁신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청기의 성능에 대한 정확한 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경험이 충분한 전문가들의 조절을 받아야만 자신에게 맞는 보청기를 착용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보청기라고 하여도 보청기 착용 후에, 지속적인 관리와 의사소통을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연말연시를 맞이해 부모님과 보다 행복한 대화를 나누기 원하는 분들에게 권하는 의사소통방법은 △최적의 의사소통 장소 선택 △껌, 담배, 혹은 음식물 등을 입에 넣지 말고 말하기 △말하는 사람의 입모양을 주의 깊게 보기 △식당이나 회의실에 앉아 있는 위치 고려 △천천히 또박또박 명확하게 말하기 △너무 큰 소리로 말하지 않기 △얼굴표정과 몸짓 이용 등이다. 또 부모님이 잘 못 알아 들으실 경우 쉽고 익숙한 말로 다시하고, 대화를 할 때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편안한 미소를 지어야 한다. 이 같은 일들을 꼭 실천해 보길 바란다.

구호림 우송대 청각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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