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아온다 둥근 해

해족인다 둥근 해

끊임없이 그 자체

타고 있는 둥근 해.

그가 솟아올 때면

내 가슴이 뛰논다

너의 웃음소리에

내 가슴이 뛰논다.

물이 되랴 둥근 해

둥근 해는 네 웃음

불이 되랴 둥근 해

둥근 해는 네 마음.

그는 숨어 있것다

신비로운 밤빛에

너의 웃는 웃음은

사랑이란 그 안에.

그는 매일 걷는다

끝이 없는 하늘을

새해 아침 우린 언제나 둥근 해로부터 시작했다. 세찬 파도를 가르며 어둠을 뚫고 솟구쳐 오르는 태양. 추위 속에서도 붉게 물드는 바닷가로 몰리는 사람들. 그들은 또 한해의 소망을 빌며 새로운 마음을 다지곤 했다. 각자의 가슴 속으로 희망의 해를 하나씩 불러 안고 더 큰 세상의 비탈 밭을 한껏 일구었다. 어느새 한 해를 마감해야 하는 시점에서, 그동안 둥근 해도 많이 닳고 삭아 이제 저녁노을 빛으로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 그러나 잊지 말자. 한해의 대지와 숲을 물들여온 모든 초록들이 저 둥근 해의 힘에서 나왔다는 것을. 둥근 해의 힘은 하루 밤 사이 휴식으로 새롭게 차올라 온누리에 눈부신 사랑의 빛을 새롭게 분산시켜 온 것이니.

둥근 해도 이제 저무는 해의 숲으로 다가서 있다. 그 뜨겁던 해의 가슴에도 그늘이 일렁이며 환골탈태의 순간을 맞이하는 것. 숲에서는 언제나 숨을 쉬고 있는 생명의 물길이 새롭게 새롭게 열리어간다. 그 물줄기 이어서 세상의 잠든 숨결들을 깨우고 너와 나의 사랑도 새로이 잎과 줄기를 뻗는다. 그러나 해는 언제나 둥근 것. 지구의 바퀴와 맞물려 돌아가면 빛이 나는 것. 뜨거운 심장이 쿵쿵 새로이 대지를 울리며 둥근 해를 향해서 달려간다. 시인·한남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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