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12월의 초입이다. 거리에서는 두툼한 외투를 걸치고 나온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으며, 그만큼 한겨울에 들어섰음을 몸으로 느낀다. 누군가가 겨울이 올수록 바빠지는 관공서가 어디냐고 물어본다면 전국의 `소방관서`라 자신 있게 대답할 것이다. 그만큼 겨울과 소방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사실 화재 발생에는 계절이 없다. 하지만 계절을 탄다면 그건 바로 겨울일 것이다. 이에 겨울철이 시작되는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하여 전국 소방서가 화재예방을 위한 각종 홍보활동을 전개한 바 있으며, 이듬해 2월 말일까지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하여 겨울철 화재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아래 통계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국민안전처에 의하면 2015년~2016년 2월까지 발생한 화재 건수가 총 46,275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월별로 살펴보면 7-9월 9332건, 10-12월 9657건, 1-3월 1만4193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1만2942건으로 이는 전체 화재의 약 28% 차지하고 있다. 겨울철(11-2월)의 주택화재 건수를 살펴보면 4351건으로 이 기간 발생한 화재 건수는 전체 주택화재의 34%를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겨울철 주택화재의 원인은 절반 이상이 부주의로 인한 화재로 이는 겨울철 기간 발생한 주택화재의 56%(2417건) 차지한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화재발생건수가 증가하며, 겨울철 주택화재가 부주의에 의해 대부분 발생하는 것을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다. 겨울철에 화재 발생이 증가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날이 추워지면서 전기 등 난방 용품과 보일러 등의 사용이 늘어나고, 사용시 부주의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난방기구 등 취급 부주의로 인한 주택화재는 각 가정에서 난방기구 사용시 안전 수칙만 지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이에 소방서는 다음과 같이 안전수칙을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안전한 전열기구 사용이다. 전열기구는 전기를 사용하여 열을 내는 기구이므로 성능이나 안정성이 승인된 규격제품(KS)을 사용해야 한다. 또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은 과열이 되어 화재위험이 높아지므로 사용을 자제하고, 과전류차단기 및 스위치 작동상태 등 이상 유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장기 외출시에는 차단기를 내리고,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코드는 항상 뽑아두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둘째, 안전한 가스의 사용이다. 보일러실과 가스용기 사용 장소는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설치하고, 외출 후 돌아왔을 때 가스를 사용하기 전에 환기를 시켜야 한다. 또 가스누설이 있는지 중간밸브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가스레인지 등 화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자리를 비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셋째, 난방기구의 올바른 사용이다. 전기장판 등 난방용품은 겨울철 화재발생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전기장판을 사용할 때 접는 행위는 접힌 부분의 전선이 약해지거나 끊어져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또 이동식난로를 옷이나, 커튼 등 타기 쉬운 물건 주변에 놓는 것도 화재 발생의 원인 중 하나이며, 난방기구를 켜둔 채 외출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시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설치하는 소방시설로 2017년 2월 4일까지 모든 주택(아파트, 기숙사 제외)에 설치가 의무화 되었다. 소화기는 층별, 세대별로 1개씩 비치하고, 단독경보형감지기는 구획된 실마다 1개씩 설치한다면 내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추운 날씨 탓으로 주택에서의 난방기구나 전열기구의 사용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들 기구들의 안전한 사용법 미준수 및 관리소홀, 부주의 등으로 인한 화재발생은 겨울철 화재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주택화재 발생의 근본원인은 부주의와 안전 불감증에 의해 초래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언제 어디서나 주의를 기울이고 예방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거안사위(居安思危)라는 말이 있다. 편안할 때에도 위기를 항상 생각하며 대비하라는 뜻이다. 우리 가정에서도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화재에 대비해 위와 같이 안전 수칙을 잘 지킨다면, 행복한 가정, 화목한 가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김경호 서산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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