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람들 말처럼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아침에 내린 비는

화창한 오후를 선물하지요.

때론 어두운 구름도 끼지만

모두 금방 지나간답니다

소나기가 와서 장미가 핀다면

소나기 내리는 것을 슬퍼할 이유가 없지요

인생의 즐거운 순간은 그리 길지 않아요

고마운 마음으로 그 시간을 즐기세요

가끔 죽음이 끼어들어

제일 좋아하는 이를 데려간다 한들 어때요

슬픔이 승리하여

희망을 짓누르는 것 같으면 또 어때요

희망은 금빛 날개를 가지고 있답니다

그 금빛 날개는 어느 순간에도

우리가 잘 버티도록 도와주지요

어느 날 우리 주변에 오래 있어 왔으나 보이지 않던 것들이 새삼스레 다가올 때가 있으니. 그건 바로 우리 삶과 유의미성을 깨닫게 될 때다. 그때 우리는 생을 반추하며 글을 쓰게 되거니와. 이렇게 모든 글은 우리 삶의 의미와 그 가치를 다루는 것. 그러니 글에 굳이 `인생`이라는 제목을 붙일 필요까지 있을까마는. 그 이유로 제목은 피해오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이 시의 제목 `인생`은 문득 정겹다. 어쩌면 생의 모든 걸 다 아는 순간부터 우리 삶이 시시해지기도 하겠지.

샬럿 브론테. 영국 북부 요크셔 주의 손턴에서 영국 국교회 목사의 셋째 딸로 태어났다. 그녀의 생은 겨우 불혹을 넘기고 이 세상을 떴으니. 이 시에는 그녀의 인생론이 오롯이 담겨 있는 셈. 돌아보면 그녀의 조숙함은 더 이상 생을 연장할 필요가 없었던 것인지. 깨달음과 죽음의 속도는 비례하는 것일까. 샬럿과 동생 에밀리와 앤, 브론테 세 자매는 모두 유명한 소설가다. 그녀는 두 언니를 병으로 잃었고. 그녀도 짧은 자기 생을 예견했는지 10대 중반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의 소설 대표작 `제인 에어`는 인습과 도덕에 대한 반항으로 세인의 주목을 끌었다. `폭풍의 언덕`을 쓴 에밀리 브론테가 바로 그녀의 동생이다. 시인·한남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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