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링컨 '인재 중요성' 설파 대통령 '최순실 사태' 진실 밝히고 시민·정치권 해결사 모색 힘써야

노년을 맞아 엄청난 재산의 98.8%를 미국 전역의 도서관 건립과 사회를 위해 기부한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에게 기자들이 질문을 했다. "회장님, 어떻게 해서 그렇게 많은 돈을 벌었습니까?" 이 질문에 카네기는 대답했다. "돈을 번 것은 내가 아니라 나보다 현명한 우리 직원들이었습니다. 나는 그저 그들이 돈을 잘 벌도록 도와주었을 뿐입니다." 그러면서 카네기는 유년시절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몹시도 가난했던 어머니는 가계에 보탬이 될까 하고 나에게 토끼 암수 한 쌍을 사주셨고 예쁜 새끼들을 낳았습니다. 토끼새끼가 너무나 귀여워서 동네 아이들이 시간 날 때마다 우리 집으로 와서 다투는 것을 보고 나는 재미있는 제안을 했습니다. 만약 너희들이 이렇게 귀여운 토끼가 먹을 토끼풀을 가지고 오면 새끼에게 이름을 붙여 줄 수 있는 자격을 주겠노라고. 그러자 아이들은 너나할 것 없이 토끼풀을 뜯어왔고 나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토끼를 잘 키울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의 세종대왕이 위대하게 여겨지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그가 한글을 창제하고 측우기를 만들고 백성들을 잘 살게 한 그 이상의 이유가 있다. 그것은 이런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현명한 사람들을 모이게 한 `집현전(集賢殿)`을 만들어 운영했기 때문이다. 그는 신분고하는 물론이고 설령 정적일지라도 누가 가장 그 일에 적합한지를 기준으로 해서 인재를 등용하고 일을 맡겼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위대함 역시 자신보다 현명한 사람들을 찾는 일에 헌신했던 데에 있다. 대통령으로서 링컨은 자신보다 뛰어나고 현명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서 등용하는 일에 온 힘을 쏟았다. 그들이 과거의 정적이든 현재의 라이벌이든 서로의 생각이 다르건 상관하지 않았다.

국무장관 시워드, 재무장관 체이스, 전쟁장관 스탠턴, 부통령 존슨은 하나같이 링컨의 정적이자 라이벌이었다. 링컨은 처음에 당시 최고의 군인이었던 로버트 리를 영입하고자 했지만, 리가 남부동맹을 선택함으로써 곤란에 빠졌다. 북부에는 로버트 리를 대적할 만한 장군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승리하는 장군을 찾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계속했다. 그러다 마침내 승리하는 장군을 찾아냈다. 그가 바로 그랜트였다.

그런데 링컨의 그랜트에 대한 사랑에 시기한 사람들이 그랜트의 작은 잘못을 지적하고 그의 해임을 요구했다. 전쟁 중 술을 마셨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링컨은 해임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그랜트가 마신 술이 어떤 종류의 술이었습니까? 나도 한 번 마시고 싶군요."라는 말로 그랜트를 믿어주었다. 대통령의 신임에 힘입어 그랜트는 남부동맹을 물리치고 전쟁을 종결시킬 수 있었다.

마크 로버트 풀릴은 `역사를 바꾼 50인의 위대한 리더십`에서 위대한 리더의 조건 중 하나는 "리더에게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해주는 사람을 옆에 두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고 하였다. 풀릴이 왜 `용기`라는 말을 사용했을까? 그것은 그 일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용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리라. 나아가서 풀릴은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하는 사람의 말을 듣고 나서 기꺼이 자신의 생각을 철회하는 사람"이야말로 위대한 리더의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최순실 사건이 온 나라를 온 국민을 공황상태로 몰고 가고 있다. 국가 최고 리더인 대통령이 짙은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국민 앞에 진정 진솔해야 한다.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고 하루빨리 진상을 규명하고 그것이 법을 위반 한 것이라면 상응한 대가를 받는 것이 하나다.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역사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퇴보가 아닌 진보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바로 카네기와 같이, 세종과 같이, 그리고 링컨과 같이 누가 이 어려운 사태를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그것을 찾는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야당도 우리 국민도 이일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대통령의 일이고 우리의 일이다.

김형곤 건양대 기초교양교육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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