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좋은 대학만 들어가면 행복해지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놀자고 해도 핑계대고 혼자 밤새 공부만 했어요. 돌아보면 친구들과의 추억은 거의 없네요. 막상 원하는 대학에 들어와보니 저의 행복을 책임져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학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행복을 갈망하는 학생과 상담한 내용이다.

"저는 결혼하면서 내 힘으로 집만 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해질 수 있겠다고 굳게 믿었어요.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악착같이 일했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관심 둘 시간도 없었어요. 그렇게 13년을 살고 드디어 제 힘으로 집을 샀어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거에요. 집을 사면 평생 행복할 줄 알았는데 1주일이 지나자 다 사라지고 남은 건 자녀와 대화가 안 통하는 아빠의 모습, 아내와의 소소한 추억조차 없는 남편의 모습만 있었어요. 술 한잔 마시고 싶을 때 부를 수 있는 편한 친구도 제 옆에는 없었죠. 저는 잘못 살았나봅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상담을 요청해온 내담자들의 공통적인 문제는 행복을 나 자신의 내면에서 찾으려하지 않고 외부에서 찾으려 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공부 잘해서, 돈이 많아서, 남편이 잘해줘서, 자식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시간이 지나면 공부도 못하게 될 수 있고, 남편도 변할 수 있고, 돈도 멀리 달아날 수 있고, 그 사람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사람도 오해하거나 곡해하면서 마음을 무지 아프게 할 수도 있다.

그럼 나는 행복해 질 수 없는 것인가? 진정한 행복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나의 내면에서 나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어야 한다. 덴마크에 `휘게(hygge)`라는 문화가 있다. 지금 이 순간의 소박한 행복을 뜻하는 말로 목표를 향한 경쟁보다 주어진 환경에서 누리는 여유를 중요시한다. 가족이나 친구와 나누는 담소, 저녁 식사 후 느긋한 산책 등이 모두 휘게다. 중미에서 행복한 나라로 손꼽히는 코스타리카의 인사말은 `푸라 비다(pura vida)`로 `인생은 좋은 것`, `다 잘될 거야`라는 의미가 있다. 우리는 오지 않은 미래를 기대하느라 아등바등 살고 눈앞의 행복을 놓친다. 오늘 내게 주어진 작은 기쁨을 찾자. 행복은 바로 내 마음에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중부대 원격대학원 교육상담심리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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