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브라질정부의 밀렵단속선은 밤하늘에 달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미리 피라루쿠의 산란장이 될 수초 밭으로 들어갔다. 수심이 낮은 곳이기에 20t쯤 되는 목조선이었고 엔진이 없기 때문에 노를 저었다. 단속대원들은 세계야생동물보호협회에서 나온 조셉 교수등 5명을 포함해 모두 열 여섯 명이었다.

그들은 모두 총을 갖고 있었으며 밀렵꾼들이 작살과 창 활 등으로 덤벼들면 총을 발포해도 좋다는 지시를 받고 있었다. 달이 하늘을 덮고 있는 구름들 사이로 가끔 나타나기는 했으나 깜깜한 밤이었다.

밤이 깊어지자 수초 밭의 풀들이 출렁하면서 불어 올라갔다. 몸길이 4m의 거대한 피라루쿠가 산란을 하러 가까이 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수심이 낮고 물이 무겁기 때문에 피라루쿠는 밀물에 떠밀려 오는 듯 아주 천천히 조용하게 오고 있었다.

단속선이 멈췄다. 그러자 피라루쿠가 옆을 지나갔다. 10m도 안 되는 바로 옆을 지나 수초 밭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한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였다. 암수였다. 암컷이 먼저 수초 밭 안에 들어가 산란을 하면 뒤따르는 수컷이 거기에 정액을 뿌리게 된다. 그러면 정액을 받은 알들이 수초에 붙어 열흘쯤 뒤에는 부화를 하게 된다.

밀렵단속대원들은 죽은 듯이 조용히 피라루쿠의 움직임만을 보고 있었다. 피라루쿠들이 단속대원 옆을 통과하여 수초 밭 안으로 들어가자 멀리서 사람들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피라루쿠의 뒤를 추적해 온 밀렵꾼들이었다.

"몇 명이나 될까."

"좋지 않아. 쉰 명이 넘을 것 같아."

그렇다면 단속반원들의 세 배가 되는 수 였다. 단속반원들이 그쪽으로 서치라이트의 빛을 던지면서 확성기로 경고를 했다.

"밀렵꾼들은 들어라. 우리는 브라질정부가 보낸 밀렵단속대원들이다. 우리는 너희들을 다치게 하기 싫다. 거기서 되돌아가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들은 너희들을 사살할 것이다."

당시 구름들 사이로 들어가 날씨는 아주 깜깜해지고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들은 밀렵을 단념하고 돌아갈 것인가. 아니였다. 휘파람 같은 소리를 내면서 화살이 날아왔다. 수십 명이 쏘는 화살이었다.

위험했다. 그런 깜깜한 어둠 속에서는 화살은 총탄과 다름없이 위험했다.

단속대원들은 일단 엎드려 그 화살을 피했다. 밀렵꾼들은 계속 다가오면서 활을 쏘고 있었다. 밀렵을 방해하면 죽이겠다는 경고였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