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오디세이] "쌀가루 산업·스마트 팜 활성화 지속성장 농산업 실현"

정황근 농촌진흥청장이 `TOP5 융·복합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빈운용 기자
정황근 농촌진흥청장이 `TOP5 융·복합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빈운용 기자
◇농촌진흥청이라는 조직이 새롭게 도약해야 할 시기에 `정황근 체제`로 들어간 건 의미심장하다. 농진청은 지난해 전북 혁신도시로 이전을 완료해 사실상 올해가 제2 출발의 원년이다. 농정 전문가로 손꼽히는 정 청장은 박근혜정부 원년 멤버로 국정철학과 국정과제에 대한 이해가 깊다. 농산업의 미래산업화와 수출산업화, 6차 산업화할 적임자로 평가되는 이유다. 정 청장은 지난 19일 `TOP5 융·복합 프로젝트`출범식을 개최하고, 구체적 청사진을 내보였다. 밀가루 대체 쌀가루 산업 활성화와 스마트팜 ICT(정보통신기술) 기기 표준화 및 국산화, 반려동물 산업화 지원 기술 개발, 밭 농업 기계화와 고부가가치화, 곤충 이용 식품 및 의약소재 개발이 핵심이다. 부서간 벽을 허무는 융·복합으로 1-2년 내 성과를 창출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정 청장은 "예산과 인력 등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최고의 성과가 조기에 나오도록 하겠다"며 "훌륭한 성과를 낸 연구자에겐 노력에 상응하는 유·무형의 최고의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대담=송신용 서울지사장

-청와대 비서관이라는 참모 자리에서 현장의 지휘자로 변신했다. 설계·감독자에서 시공자로 바뀐 셈인 데 소감이 어떤가?

"박근혜 대통령께선 농업의 미래산업화를 강조하셨다. 그래서 140대 국정과제 중 순수농업분야만 5개 포함된 게 아니겠나. 역대 정권과는 확실히 달랐다. 농업은 미래산업이고, 성장산업이다. 정확히는 농업이 아니라 농산업이라는 의미다. 농진청은 R&D(연구개발)를 책임지는 곳이다. R&D는 미래지향적이다. 새로운 걸 개발해 산업화하는 게 중요하다."

-취임 2개월이 됐다. 업무 추진 방향과 운영 계획을 들려 달라.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영광스러우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사실 국민의 기대대로 밝은 농산업의 미래를 그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는 건 아니다. ICT·BT(생명공학기술) 융·복합으로 농산업의 신가치를 창조하고, 지속성장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연구 성과의 현장적용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극복하기 위해선 구성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할 듯 한 데.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를 혁신해 고객 중심의 스마트 조직으로 진일보 시키겠다. 직원들이 자신감, 자긍심, 책임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 벽 허물기와 소통, 협력을 매개로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인재를 육성하고 성과 보상 체계를 확실하게 구축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은 농업을 미래성장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는 데 농진청 차원의 역할은?

"ICT와 BT를 활용해 원예·축산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나아가 농업생명공학 원천기술 개발과 실용화로 미래성장동력 고부가 농산업 창출을 하는 게 과제다."

-정 청장의 `TOP5 융·복합 프로젝트`는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를 위한 촉매제로 받아 들여진다. 이 중 반려동물 관련 프로젝트가 눈길을 끈다.

"혹시 개를 키우나? 최근 반려동물 연관 산업이 다양화하고 급신장하는 추세다. 농협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시장 규모가 2012년 9000억 원에서 지난해 1조 8000억 원, 4년 뒤인 2020년엔 5조 8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블루 오션`이다. 그런데도 사료산업의 경우 수입 브랜드가 국내시장 70% 이상을 점유한다. 고품질 사료 개발과 식품원료 영양성분 DB구축, 수제(DIY)사료 개발을 하고 있다. 기존의 축산업을 뛰어 넘어 반려동물과 말(馬) 등 관련 산업을 육성한다면 새 부가가치 창출로 농업을 미래성장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고 본다."

-농업의 핵심정책 중의 하나가 `경쟁력 제고·지속 성장`인 데 이와 관련해 복안이 있다면.

"잘 아시듯 농업의 6차 산업화는 1차 산업인 농산물 생산을 유통·가공·외식·관광과 같은 2차·3차 산업과 연계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고용을 창출하는 거다. 충남 보령의 머드고구마를 축제와 연계하는 게 그런 사례다. 시범농가와 함께 중소가족농 중심의 신규 참여를 확대하고, 일자리 창출 창업 교육 및 코칭 지원체계 구축으로 추진방식을 차별화해 나갈 계획이다. 기후변화 대응도 필요하다. 안정적 작물 재배적지의 재설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친환경농업 육성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쌀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풍년이면 풍년이라서 농가의 시름이 더 깊은 데.

"공감한다. `우리 농업의 경쟁력 제고·지속 성장`을 위해서도 쌀 수급 안정은 필수다. 사실 밀가루 대체 쌀가루 산업 활성화는 이런 차원에서 나왔다. CJ 등과 수출용 쌀 가공기술 공동연구로 가공품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밀과 달리 쌀은 가루로 만들기 쉽지 않다. 그래서 건식 쌀가루 적합 품종을 선정하고, 분쇄정밀도 향상을 위해 건식 제분기를 개선하고 있다. 11월 중 쌀국수 적합품종인 `팔방미`를 이용해 국산 100% 쌀국수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업체와 손잡고 비빔냉동밥 등을 개발해 수출을 확대할 것이다."

-논농사는 기계화 됐는 데 밭작물은 그렇지 않다. 이대로 둘 순 없지 않나?

"밭농업은 기계화율이 벼농사 98%에 비해 56%대로 낮다. 2017년까지 65%대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밭작물의 대부분을 고령여성들이 하고 있는 만큼 여성친화형 농기계 개발을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수출농업 육성으로 시장 개방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애로기술 지원과 연구개발 진행 상황은.

"현장 컨설팅 강화로 전북지역 토마토의 일본 수출을 활성화했고, 농협중앙회와 협업으로 애호박의 일본 진출을 지원했다. 해상운송 선도유지기술 개발과 새로운 수출품목을 육성 지원해야 한다. 수출국별 농약안전사용지침 보급과 현장기술지원도 필수다. K-Food 중심으로 해외진출 지원 확대에 나설 생각이다."

-우리 농업기술이 얼마나 선진화 됐는 지 우리만 모른다는 우스갯말이 있다.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협력사업을 소개해 달라.

"그런가. 2009년부터 KOPIA(해외농업기술개발 센터)를 20개국에 설치해 개도국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현지 농업연구기관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농가에 보급했다. 상대국 협력기관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협력과제를 발굴하고, 철저한 과제관리로 상대국 국민들이 감동할 성과를 거둬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가치 향상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새마을운동과 연계한 해외농업기술 협력사업이 개도국의 자립의지와 빈곤퇴치에 일조하고 있다고 보나?

"농진청의 개도국 새마을운동 지원이 ODA(공적개발원조)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빈곤퇴치 성공사례로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5개 국가에서 실증된 우리 청의 농업기술과 새마을운동을 접목한 시범마을 조성사업의 내실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의 자립정신 고취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케냐의 경우 우량 닭과 감자 단지를 만들어 기술을 보급했는 데 효과가 컸다."

-급변하는 농업환경에 대응하자면 신속한 기술보급 방법이 필요한데 청장의 견해는?

"SNS를 활용한 쌍방향 실시간 소통이 시급하다. 내·외부 전문가와의 온라인 소통과 협업 없인 현장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귀농인이 `사과 부패병 방제`에 대해 질문하면 전문가가 `꽃피기 전 항균제 처리`라는 댓글을 다는 식으로. 기술컨설팅으로 해결 못하는 현장문제에 대해선 연구과제화 하겠다. 우리 청 차원에선 SNS 활용 우수 부서와 참여자를 포상하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것이다."

-청장으로서 정말 이루고 싶은 걸 말해줄 수 있나?

"TOP5 융·복합 프로젝트 결실을 내려고 한다. 어렵다고만 하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어렵지만 `할 수 있다`고 달려 들어야 성과를 창출할 수 있지 않겠나."

◇정황근 청장은

충남 천안이 고향으로 농정 분야의 전문가다. 일자리 창출과 농촌 고령화 해결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는 귀농·귀촌사업의 주역으로 유명하다.

대전고와 서울대 농학과를 졸업한 뒤 기술고시 20회로 1985년 공직에 입문했다. 농림부 농업정책국 농촌인력과장과 총무과장, 식량생산국 친환경농업정책과장, 혁신인사기획관,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 농업정책국장 등을 거쳤다.

농촌진흥청과는 1998년 종자관리소 대관령지소장을 지낸 인연이 있다. 2007년 미국 농무성(USDA) 동식물검역청 파견 근무를 해 선진 농업 분야에도 밝다.

귀농 및 귀촌 사업을 국가 정책으로 만들어 귀농·귀촌 열풍을 일으켰다. 2년 2개월간 농업정책 국장으로 재임하며 농업의 6차 산업화와 유통망 개선 등을 주도했다.

원칙주의자로 조직 장악력과 기획력·추진력이 남다르다는 평이다. 소통 능력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은 데 중앙부처에서는 유례없이 2008년부터 1년 5개월 동안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아직도 만남을 이어가는 기자들이 적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뒤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전문위원으로 일하면서 박근혜정부 농림수산식품분야 설계도를 만드는 데 참여했다.

농업을 미래성장산업화하는 이론적 바탕과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 취임과 함께 청와대 농수산식품비서관으로 기용돼 주요 농업정책을 총괄했다. 관료 출신 비서관 중 최장수(3년 6개월)로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

충청 젊은이들을 향해선 "농업은 미래산업이다. 창의와 열정이 있다면 얼마든지 도전하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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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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