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짧은 기간 우주강국 반열 기술 중심서 구체적 목적 구축 수집정보 활용 인력 양성 필요

김영수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영수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가 1992년에 발사된 지 20여 년이 지났다. 그 동안 십 여기의 인공위성이 우주 공간에 띄어 올려졌는데, 소형의 과학기술 실험위성부터 중형급 저궤도의 아리랑 위성들, 정지궤도의 기상·해양위성인 천리안까지 그 종류도 많아졌다. 활용 목적 역시 과학·기술 연구에서부터 원격탐사용, 지도제작용, 기상현업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졌으며, 관측 영역도 가시광에서부터 적외선, 마이크로파, 전파 영역으로 파장대가 확장되었다. 또한 두 차례의 실패 끝에 나로호 발사체도 마침내 성공적으로 발사되었으며, 우주인을 세계 11번째로 배출한 국가로 등극하였다. 아리랑 3호의 서브 미터급 고해상도 광학영상은 세계 4번째이고, 아리랑 5호의 레이더영상은 세계 5번째로 획득한 것이다. 천리안의 해양위성은 정지궤도에서는 세계 최초로 위성을 보유한 것이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던 것처럼, 우주 분야에서도 매우 짧은 기간에 우주강국으로 부상하였다.

우주개발에서 우리의 핵심 전략은 `현장 교육`이었다. 우리별 1호는 영국의 Surrey 대학에서 제작하였는데, 당시 한국과학기술원의 대학원생들이 Surrey 대학에 가서 제작의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현장 학습을 하였다. 이들은 한국에 돌아와서 그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위성을 제작하였는데 이것이 우리별 2호다. 실무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은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있다. 정부는 2013년에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였는데,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발사체 개발, 수요에 따른 위성의 독자 개발 등 6개의 중점과제를 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개발 위주의 기본 기조가 계속 이어지고 확대되고 있다. 이제는 개발 위주에서 목적 위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할 때이다.

즉, 두 번째 중점과제인 인공위성 개발은 저궤도 위성 개발과 중궤도 및 정지궤도 위성의 개발에 관한 것으로, 2020년까지 11기의 위성을 제작하여 발사하고, 2030년까지 40 기, 2040년까지 64 기를 발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위성을 크기에 따라 구분하고 위성의 개수로 그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위성을 우선 만들고 나서, 거기에 실을 수 있는 크기와 무게를 가진 센서를 장착한 후 발사하여서는, 관측한 자료를 사용자들에게 주고 알아서 활용하라는 셈이다. 하지만 이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되는 것이다. 위성자료를 이용할 실 사용자가 원하는 요구사항에 맞춰서 센서가 만들어지고, 그에 따라서 위성의 사양이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제는 위성의 크기에 따라 목표를 설정할 것이 아니라, 위성을 활용할 목적에 따라 구분하고 목표를 세워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목적이 분명해지므로 그에 따른 추진계획이 보다 더 구체적이고 명확해져서,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우주개발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발사되는 위성의 수가 많아짐에 따라 방대한 양의 위성 자료가 축적되고 있다. 이 자료들로부터 의미 있는 정보들을 최대한 많이 끄집어내야 하는데, 충분한 인력이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자료의 활용도를 높여야 할 때이다. 대학과 연구소뿐만 아니라 정부 산하기관과 각 지자체, 기업들, 일반 국민들도 위성 자료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료를 자유자재로 요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많이 양성해야 한다. 사용자들이 많아지면 자료의 활용도가 올라가게 되고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로 2차 가공을 할 수 있게 되어서 판매도 촉진될 것이다. 국내의 위성자료 시장을 활성화하면 단순히 영상뿐만 아니라 가공된 각종 정보도 수출을 할 수 있게 되어 해외시장도 확대될 것이다. 우주개발도 이제는 제 4차 산업혁명에 발 맞추어서 자료 활용에 초점을 맞출 때가 되었다. 현 상황에 맞는 목적 지향적인 전략을 적절히 구사할 필요가 있다. 결국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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