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난립속 비판·공격성 발언 정국 안갯속 차기 대선 난기류 정치지형 갈수록 어지러울 듯

정국의 안개가 짙어지고 있다. 앞으로의 정국은 갈수록 내년 대선과 관련지어 어지럽게 전개될 것이다. 대선여론조사 1등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공격성 발언이 늘어나거나 갑자기 개헌론과 제3지대론이 뜨고 있는 것도 2017년 12.19대선으로 가는 길의 난기류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보수우파의 대표주자로 부각된 반기문총장에 대한 비판과 공격성 발언이 여당에서도 머리를 들고 있다. 당내 경쟁을 앞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김무성, 남경필… 이런 분들의 그런 발언은 너무 성급한 것이다. 아마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뜻이었을 것이다. 만약 반총장의 사기를 꺾어 진입을 막으려는 의도였다면 너무 늦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반총장의 대선출마 가능성이 반반이라는 말들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 그의 출마는 기정사실화되어 후퇴를 생각할 수 없는 상태다.

여론조사 부동의 1등이긴 하지만 그는 아직 현직이고 오는 12월말일 임기만료까지는 대선과 관련한 정치활동을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처럼 상대가 정치적으로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 공격을 가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 되기 쉽다. 왜냐하면 그것이 과연 공정한 게임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기 하기 때문이다. 게임인가의 의 문제가 있다. 이런 점에서 공격자 본인에게도 이루울 것이 없다. 상대방이 글로브를 끼고 나올 때 공격하는 것이 일반적인 게임의 룰이다.

갑자기 부상되고 있는 개헌론도 반총장과 아주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다. 아직 개헌내용마저 오리무중이지만 분권형 개헌론은 반기문과 관련하여 자주 거론되어 왔던 메뉴다. 대통령과 총리가 외교안보와 내정을 분담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국회가 총리를 선출하게 되면 대통령 권력을 축소하고 국회권력을 강화하는 한편 책임정치를 한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에 현역 국회의원들이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특수성에 비추어 국정효율과 위기극복의 문제를 안고 있다. 또 국민들이 과연 헌법이 개정되기를 열망하고 있는가의 문제다. 현재 국민들은 정상헌법보다 정상국회를 더 바라고 있다. 또 여야가 각론으로 들어갈 때 구체적인 개헌안을 타결해낼지도 의문이다. 보다 현실적인 문제는 안보와 경제 등 화급한 국가적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개헌문제로 시간을 까먹어도 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최근 밑도 끝도 없이, 어떤 언론 인터부에서 "개헌이 정계개편의 핵폭발을 일으키는 뇌관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여당대표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일단 주목은 해봐야할 대목이다. 아마도 호남기반의 안철수 세력과의 연대를 암시하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이것이 이뤄진다면 핵폭발이라는 용어를 쓸 수 있다.

현재 정가에서 거론되고 있는, 이른바 제3지대론은 반기문과 문재인 이외의 인물을 대통령에 당선시키려는 움직이다. 자연히 안철수의 국민당이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반기문과 문재인과는 달리 안철수는 비상한 각오와 비상한 수단을 고려해야 할 형편이다. 38명의 국회의원을 갖고 대선승리를 기하기는 어렵다. 안철수는 절대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지만 작은 물방울은 큰 물방울 앞에서 지탱하기 어렵다. 안철수가 아무리 용을 써도 그를 받쳐주고 있는 호남출신 국회의원들이 한눈을 파는 순간부터 그의 힘은 빠지고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들게 될 것이다. 지금 거론되는 손학규, 정의화, 이재오, 김종인… 이런 정도의 합산으로 제3지대의 성공은 불가능에 가깝다. 쉽게 말하자면 현직 국회의원들이 속속 입장하지 않으면 제3지대론의 정치흥행은 실패하게 될 것이다. 지금 대선주자 여론조사에 잡히는 여야 정치인만 총 14명에 이르는데 이중에서 당장 훌훌 털어버리고 제3지대로 가겠다는 사람은 아직 한명도 없다. 안철수나 박원순이 멍석을 편다고 해도 얼마나 세를 얻을지? 현재 지지율이 미미한 대선주자들도 소속정당에서 차기를 도모하려는 것 같고 현역의원들도 역시 재선과 자신의 정치생명을 고려할 때 소속정당을 떠나는 것은 너무 불안하고 위험하다고 느낄 것이다.

순천향대 대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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